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을 이란이 핵합의 준수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해제할 의향이 사실상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7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을 찾는다. 이번 방한을 통해 대북정책 재검토 막바지 작업중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비핵화 정책을 조율할지 주목된다.
앞서 성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12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의 한일 순방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대북정책 재검토가 언제 끝날지 정확한 시간표는 없지만 우린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아마 수 주 내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견제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우선 순위로 두는 분위기다. 앞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정상은 12일 사상 처음으로 쿼드 정상회담을 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전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보 대행도 12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새 대북정책의 핵심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이다. 미국은 지난 1991년 한반도에서 자국의 전술핵을 모두 철수한 이후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 개발 저지에 목표를 두고 있다. 반면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나 전개까지 포함하며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까지도 주장한다.

블링컨 장관이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치기 전 소위 '북한 비핵화' 관련 주요국인 한국을 방문해 막판 조율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트럼프 행정부의 톱 다운식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고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대북제재 강화도 효과가 없었다는 인식 하에 정책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 당시 추가제재와 외교적 인센티브 모두 고려 대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 상황 속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뉴욕(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을 포함해 지난 2월 중순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접촉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우리는 평양 측으로부터 어떤 반응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AFP) 2021.2.4/뉴스1

현재 대북정책 검토 작업 중인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접촉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현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예정된 한미외교부장관 회담과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이와 관련해 심도있는 양측간의 논의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방한에서 한국과 함께 대북정책의 조율을 마치고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주로 미국이 한국 정부 입장을 듣고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한 일정 대북정책보다는 대중견제 성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의 첫 순방지로 유럽이 아닌 아시아를 택한 점이 이례적인데 대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복원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일정에서 일본, 한국을 거친 뒤 알래스카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및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날 계획이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한을 앞두고 지난 10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정책 청문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질의에 "먼저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과 파트너들의 안보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종전선언을 비핵화 협상에 마중물로써 활용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와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조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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