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20명의 신도시 투기 의심사례가 확인됐다는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사흘 만에 후속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LH 임직원에 대해 실제 사용하는 목적 외 토지 취득을 금지하고, 신설 사업지구를 지정하기 이전부터 LH 임직원 토지를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LH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LH 내부통제 방안과 농지제도 개선방향을 발표했다.
정 총리가 지난 11일 정부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직자 및 공기업 임직원의 투기행위를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완비하고, LH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지 사흘 만이다.
당시 조사단은 기존에 투기 의혹이 제기된 13명 외 LH 직원 7명을 투기 의심사례로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차명거래 확인이 불가능한 정부조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튿날 문재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했으나, 정부에 대한 신뢰가 이미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판 여론이 많은 LH 내부통제와 농지제도 개선 방안을 신속히 발표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이번 일을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 공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자"고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수사를 통한 투기 실태의 진상규명 못지않게 정부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정부는 우선 투기가 의심되는 LH 직원 20명의 수사 결과에 따라 농지를 강제처분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향후 LH 임직원에 대해 실제 사용목적 외 토지 취득을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임직원이 보유하는 토지를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투기를 예방하고, 신설 사업지구를 지정하기 이전부터 임직원 토지를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투기 또는 투기 의심행위가 적발되면 직권면직 등 강력한 인사조치도 시행한다. 내부통제를 총괄하는 준법윤리감시단도 설치해 상시작동할 수 있는 감시·감독 체계를 구축한다.
투기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지목된 농지 제도도 개선한다. 농업경영계획서를 철저히 심사하는 한편, 투기 우려지역은 신설되는 농지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등 농지취득심사 절차를 강화한다. 농지를 신규 취득할 경우 이용실태 조사를 의무화하고, 불법행위 처벌도 강화한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부동산 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 이번 LH 사태는 그동안 쌓여 온 구조적 부동산 적폐의 일부분이다. 지금까지 권력, 자본, 정보, 여론을 손에 쥔 특권세력의 부동산 카르텔이 대한민국의 땅을 투기장으로 만들고, 사람이 살 집을 축재의 수단으로 변질시켜 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땅 짚고 헤엄치던 그들만의 부동산 축재, 이제 끝내야 한다. LH 투기비리 청산은 부동산적폐 척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앞으로 정부는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생활 속 적폐를 개선해 나가겠다. 특히 서민이 일상에서 부당하게 당해 온 부동산 범죄, 서민금융 범죄 등 일선 현장의 생활적폐를 척결해 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후속 조치 이후에도 추가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달 7일 재보선을 앞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정부를 향해 강도 높고 신속한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정부로서도 이번 사태를 성공적으로 수습하지 못하면 문 대통령의 임기 1년여를 앞두고 레임덕이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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