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정이나 기자,윤다혜 기자 =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중(美中) 고위급 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중 양측 간 주요 인사들이 대면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국을 대표해 나선다.

다만 이번 회담은 양측이 서로를 탐색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양측 모두 서로를 겨냥하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공동성명과 같은 성과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실상의 잿빛 전망 속 그럼에도 기후변화와 같이 서로의 이익을 덜 침해하고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 있어 일부 협의의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담 전부터 기싸움…본 회담서도 재연될 듯

미중 양국은 회담 전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미국은 이번 회담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고 언급하는 한편 회담 후 공동성명이 나올 것으로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또한 미국과의 이번 만남이 타협과 양보를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런 분위기는 본 회담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중국과 만나기 전 아시아 동맹국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대중(對中) 기선제압에 나섰던 터다.

블링컨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16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찾아 일본 측 외교·국방장관과 함께 미일 안보협의위원회 회의(2+2 회담)를 가졌다. 또 17일부터 18일까지는 한국을 찾아 한국 측 외교·국방장관과 함께 회담(2+2 회담)을 했다.

미국은 일련의 회담 및 기자회견 등의 자리를 빌려 이번에 동맹국을 찾은 목적은 중국 견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공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심화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홍콩을 조직적으로 잠식했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인권유린을 자행했을뿐만 아니라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억압적인 영토 주장을 한다고 꼬집었다. 중국을 반(反)인권·반민주세력의 대표주자로 꼽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설리번 보좌관은 16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동맹국 국가안보보좌관들과의 통화를 통해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간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을 에둘러 압박했다.

오스틴 장관은 19일 한국을 떠나 중국과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를 찾는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 핵심이익을 건드리는 일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핵심이익이란 '합의나 양보가 불가능한 최상위급 국가이익'을 뜻한다. 여기에는 홍콩과 대만, 티베트, 신장 위구르 등 민주주의 및 인권 문제 그리고 남중국해 등의 영유권 문제처럼 중국의 주권이 연계된 사안들이 포함된다.

추이텐카이 주미 중국 대사는 17일 중국 CCTV 등 관영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이번 고위급 회담에 대해 "큰 기대와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홍콩, 대만 및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힌 데에 "이런 핵심이익에 대해 중국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만남에 있어) 타협과 양보를 위해 알래스카에 온다면 나는 베이징에 있는 동료들에게 이번 여행을 일찍 취소하라고 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중국 기업과 개인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제재 및 규제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와 반도체 기업(SMI)에 부과한 제재 해제, 공산당원 및 중국 관영 언론 소속 기자 비자 규제 완화, 스파이 활동 의혹으로 폐쇄된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의 재개방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센터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영상만남에 참석했다. 2021.3.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기후변화·북핵·영사관 재개방 등 성과날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양측이 서로의 주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매우 싸늘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양국 간 정례 고위급 회담 재개, 4월에 열리는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으로도 알려지나 당장 알래스카 회담 전망이 어두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만한 성과로는 기후변화와 같이 양측이 비교적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협력의 여지가 있는 분야들이다.

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그래도 양국이 관계가 진전될만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기후변화를 비롯해 일부 상징적 인물들 간의 교류, 경제 협력, 북핵(北核) 문제 해결, 폐쇄됐던 영사관 재개방 등을 꼽았다.

이중 영사관 건은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의 스파이 활동 의혹을 들며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결정하고 이에 대응해 중국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일을 말한다.

한편에서는 회담을 통해 양측이 서로의 '레드라인'(red line)을 명확히 인지하고 설정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SCMP에 인용된 소우랍 굽타 워싱턴 중미연구소 연구원은 회담에 대해 "양국의 레드라인과 국가적 우려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어느 정도 (상대방을) 안심시키려는 양측의 노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즈췬 미국 버크널대 중국연구소장은 "양제츠 정치국원과 왕이 부장이 알래스카를 가는 것은 중국측이 이번 회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설명한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2020.8.2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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