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최동현 기자,유새슬 기자 =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9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상대방의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체됐던 두 후보의 단일화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일 야권에 따르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은 협상 막바지까지 '유선전화 10%'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무선전화 100%' 방식을 주장해 양측의 협상은 파행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오 후보는 전날(19일) 기자회견에서 '유선전화 10%'를 포기하고 '무선전화 100%' 방식을 받겠다고 했고, 반대로 안 후보는 '무선전화 100%'를 포기하고 '유선전화 10%'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양 측의 실무협상팀의 협상이 남아있지만, 단일화의 물꼬는 트인 셈이다.
오 후보 측이 마지막까지 '유선전화 10%'를 놓지 않았던 이유는 박빙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유선전화 10%'에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고령층·보수층' 표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의 배종찬 소장은 "유선전화 10%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오 후보를 지지했다고 한다면 90%인 무선보다도 유선전화 10%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무선은 대체로 학생이나 업무상 전화 사용량이 많은 경우인데 무선은 안 후보에게 유리해 유무선 비율이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위원도 "유무선을 혼용하는 것이 보다 더 실제 결과치에 근접하기 때문에 유무선 혼용방식을 사용한다"며 "유선이 보수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고연령층에게 강세인 정당 또는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유선은 휴대폰보다 집 전화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고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몇몇 여론조사에서 유·무선 반영 비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지난 13~14일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13·14일 1030명에게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 비율로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조사했을 땐 오 후보 39.3%, 안 후보 32.8%로 오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지난 13일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1008명을 무선전화 100%로 조사했을 땐, 오 후보 32.3%, 안 후보 36.1%로 안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섰다.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후보가 마지막까지 양보하지 않았던 경쟁력·적합도 조사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적합도' 조사를,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묻는 '경쟁력' 조사를 주장했는데, 두 후보 측 모두 설문조사 문항에 따라 지지율에 작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은 과거의 사례 때문이기도 하다.
배 소장은 "조직적으로 열세라고 판단하는 후보는 후보의 경쟁력 조사를 원하고, 적합도는 조직의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되는 측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때도 노 후보는 적합도, 정 후보는 경쟁력을 주장하다가 절충을 거쳐 질문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2012년에는 안철수·문재인 후보 중 안 후보의 경쟁력이 더 높게 나오고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더 높았다"며 "끝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못 하고 안 후보가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배 수석위원은 "적합도·경쟁력 조사에 미세한 차이는 있다. 적합도는 아무래도 정체성·귀속감이 강한 후보, 거대 정당에 속한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고, 경쟁력은 중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후보에게 좀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경쟁력·적합도에 따른 유불리가 여론조사 결과에서 명확하게 나오고 있다"며 "너무 팽팽하다 보니 1~2%의 차이도 용납할 수 없어 양측이 주장을 꺾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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