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터키 정부가 여성을 가정폭력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국제협약을 탈퇴한다고 발표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가정 등에서의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이스탄불 협약'을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탄불 협약은 성차별적 폭력 근절 의무 강화, 부부강간 및 여성 인권 침해의 상징으로 여겨온 여성 할례 처벌, 피해자 보호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 협약은 2011년 45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이 서명을 하고 2014년부터 발효됐다.
지난해부터 에르도안 대통령 주도의 보수성향 집권 정의개발당(APK) 내부에서는 "이 협약이 터키 내 이혼을 부추기고 전통적인 가족 구조를 약화시킨다"는 주장이 나왔고, 결국 탈퇴를 결정했다.
수많은 통계에 따르면 터키 가정 내 여성들에 대한 폭력은 지난 10년간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인권 보호 단체는 지난 10년 동안 가정 내에서 살해당한 여성의 수가 3배나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터키내에서 올해에만 벌써 78명의 여성이 가정내에서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터키 여성의 38%가 배우자에 의해 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내외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터키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이즈미르 등 전국 곳곳에서 여성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여성 권익 신장 운동을 상징하는 보라색 깃발을 들고 "협약 탈퇴 결정을 철회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터키 작가 엘리프 사팍은 트위터를 통해 "여성 대신 불량배와 살인자를 보호하는 편협한 행동, 가부장성, 무자비함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독일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터키는 모든 여성과 유럽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국가적 전통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무시하는 구실이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프랑스 외교부도 "터키가 이스탄불 협약을 탈퇴한 것은 유감"이라며 "우리는 터키 여성들에 연대를 표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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