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모습./사진=뉴스1 이광호 기자

소비자들 상당수는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업계가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대기업 진출을 강하게 반대하지만 그동안 허위매물에 성능 조작을 넘어 협박과 폭행 등 각종 병폐를 겪어온 소비자는 기존 업계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머니S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1721명) 중 90.53%(1558명)는 '소비자 권리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중고차시장은 생계형 업종으로 대기업이 진출해선 안된다'는 의견은 6.51%(112명)에 그쳤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는 응답은 2.32%(40명)였고 '잘 모르겠다'는 반응은 0.64%(11명)였다.

머니S가 3월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1721명) 중 90.53%(1558명)는 '소비자 권리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자료=머니S poll

격변의 중고차시장… 소비자들, 대기업 진출 적극 희망

2013년 중고차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완성차업체 등 국내 대기업은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장할 길이 없었다.

2019년 3월 해당 내용에 대한 기한이 만료되면서 중고차업계가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을 추진했으나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부적합' 결론을 내렸다. 남은 건 정부의 결단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의 주재로 대기업과 중고차업계의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생협약기구'를 발족하려 했지만 중고차업계가 돌연 참석을 거부했다.

중고차업계가 대기업 시장 진출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상생협약기구에 참석할 경우 사실상 대기업 진출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과 상생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 자체가 상생 조건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70%다. 사실상 독점 생태계에서 중고차마저 이와 비슷한 점유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소비자들의 생각은 분명 다르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연구원의 중고차시장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6.4%가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하며 혼탁 낙후됐다고 지적했다.

2019년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유형을 살펴보면 '성능·상태 점검내용과 실제 차 상태가 다른 경우'가 632건(79.7%)으로 가장 많았고 ▲제세공과금 미정산 34건(4.3%) ▲계약금 환급 지연·거절 17건(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능·상태 점검내용과 실제 차 상태가 다른 경우'의 세부 내용으론 '성능·상태 불량'이 가장 많았고(572건, 72.1%) ▲주행거리 상이(25건, 3.2%) ▲침수차 미고지(24건, 3.0%) 등이 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