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프로. (KPGA 제공)2020.10.11/뉴스1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휩쓸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경험까지 쌓은 김태훈(36·비즈플레이)이 2021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태훈은 2020년 11개 대회에 출전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톱10에 5번 이름을 올렸다. 그 전리품을 바탕으로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등을 휩쓸며 남자 골프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PGA투어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주어졌고 김태훈은 미국으로 향해 2월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최하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다.


김태훈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고민이 많았는데 한 번은 다녀와 보고 싶었다. 대회 환경이나 선수에 대한 대우 등 골프 선수에게는 천국과도 같았다"고 PGA투어를 경험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처음으로 도전한 PGA투어 대회의 벽은 높았고 김태훈은 컷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한국 투어가 끝난 뒤 두 달 가량 공백이 아쉬웠고 미국 현지 날씨가 좋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줬다.

김태훈은 "당연히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여러 상황이 좋지 못했다. 미리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 미국에 열흘 정도 일찍 들어갔는데 한파가 찾아와 밖으로 나갈 수 조차 없었다. 시즌 때 만큼은 컨디션을 올리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현지에서)어느 정도 연습을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1라운드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당시 김태훈은 샷 이글에 홀인원까지 기록하며 세계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홀인원으로 제네시스 자동차까지 부상으로 받게 됐다. KPGA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제네시스 KPGA 대상에 이어 약 4달 사이 상품으로 받은 3번째 자동차였다.

김태훈은 "떨면서 경기할 줄 알았는데 대회가 시작되니 긴장이 많이 되지는 않았다. 내가 가진 실력만큼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샷 이글도 그렇고 홀인원까지 하니 얼떨떨했다. 운이 따르면서 연습을 못 한 나를 도와주려는 상황인가 했다. 당시에는 차를 상품으로 주는 것도 몰랐고 타수를 벌었으니 수월하게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16번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한 김태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PGA투어 제공) © 뉴스1

1라운드 성적은 공동 19위로 괜찮았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그는 "연습을 못한 상태여서 그런지 크게 벗어나는 샷이 많았다. 좋은 순위권이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스코어를 나흘 동안 유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PGA투어 스타들과 함께 라운드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태훈은 아마추어와 같이 경기를 했다. 심지어 2라운드에서는 1라운드 성적이 좋지 못했던 한 선수가 기권, 2명이 라운드를 치르면서 흐름에 악영향을 줬다.

결국 첫 PGA투어 출전은 2라운드 만에 아쉽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PGA투어 경험은 김태훈에게 큰 자신감이 됐다.

김태훈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내가 시즌 중 좋은 컨디션으로 도전했다면 안될 것도 없겠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우승이 쉽지 않겠지만 이런 환경에서 경기할 자격이 주어지고 연습을 한다면 나중에는 경쟁력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리안투어에서의 대표적인 장타자이기도 한 그는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등 최정상급 장타자들은 공이 많이 나가기는 한다. 그러나 몇 명을 제외하면 거리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비거리 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태훈은 PGA투어에서 얻은 경험을 앞세워 2021년 KPGA투어에서의 활약을 자신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국내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다승에 성공해 대상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다.

김태훈은 "올해 제일 큰 목표는 다승이다. 아직까지 한 해에 다승을 못 해봤다. 대상을 수성하는 것도 목표인데 다승을 하면 대상에도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멋진 일이다. 또 아직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못 했으니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아가 "미국에 다녀와서 자가격리 때문에 연습을 다시 시작한 지 열흘 정도 됐다. 컨디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김태훈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계속 투어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대한 선수로서의 경쟁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우승을 할 수 없겠다', '우승할 경쟁력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만둘 것 같다. 50세가 넘어서도 건재하게 우승을 노릴 수 있다면 그때도 현역을 유지할 것"이라며 "그런 시기가 최대한 늦게 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태훈은 "한국에서 대상도 타보고 우승도 여러 번 했고 꽤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팬들이 생각할 때 '멋있던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 공격적인 플레이, 사람이 괜찮다 등 다양한 것이 '멋있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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