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일명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 "112만 접경지역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제공) 2021.2.3/뉴스1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인권'과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두고 국제적 논란까지 일었던 '대북전단 살포금지법(대북전단법)'이 30일 정식 시행된다. 통일부는 "법을 운용하는 과정서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적용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외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대북전단법의 본 명칭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으로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약 3개월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이날 정식 발효됐다.

대북전단법의 핵심은 군사분계선 일대서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남북합의서에 위반된 행위를 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북전단법은 지난해 6월 남측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 악화의 기폭제가 되자,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해당 법안의 논란은 야당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야당은 이 법을 '김여정 하명법'으로 부르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국회를 통과하며 야당의 반대는 넘었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는 국제사회를 향해 우리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며 법 개정 취지를 재차 밝혔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 등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북한 정권의 눈치만을 봤다는 지적과 함께 우리 정부가 탈북민 단체의 설립 허가를 취소한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목소리가 각계서 쏟아져 나온 것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1월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상해·특수상해·특수공무집행방해·총포화약법 위반 등 4개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특히 미국 의회 내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 의원(미 의회 산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 등은 대북전단법 관련 청문회 개최를 준비하며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당 청문회는 아직 소집되지 않았지만, 박 대표는 미 국무부 인사와 만나 대북전단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 국무부가 이달 중 공개 예정인 '2020 한국 인권보고서'에 대북전단법이 탈북민의 대북 인권 활동을 압박하는 정책으로 실린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외교부는 미국 등 국제사회에 입법 취지 등에 대한 설명과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또 미 국무부의 이번 보고서에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이 기술될 경우 그 정정을 요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주무 부처인 통일부도 '해석지침'을 따로 만드는 등 법 시행을 위해 노력했다. 법안에 '장소'가 명시돼 있지 않아 '제3국에서의 북한 내 물품 반입 금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로 장소를 한정했다.

전날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북전단법 정식 시행과 관련해 "북한 주민의 인권증진과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정착 이런 세 가지 차원의 목표를 함께 진전시켜 나가겠다"며 "해석지침을 마련하는 등 법의 시행을 준비하는 과정서 국내외 인권단체 등과의 소통도 지속해 왔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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