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가 이번 주말로 다가오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관계당국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북미관계 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계기가 있을 때마다 크고 작은 도발을 벌여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 1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주재 제8차 당 대회 당시 "국방력 강화"를 천명한 이래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고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최소 2차례 실시했다.
첫번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동시 방한 직후인 지난달 21일에도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앞둔 지난달 25일엔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 전술유도탄) 발사까지 강행하는 등 무력도발의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이와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추가 제재 문제가 논의될 경우 북한이 '한 단계 더'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이번 안보리 회의는 이렇다 할 결론 없이 마무리된 상황.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러시아 측이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평가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 두 나라는 북한 주민들의 경제·민생난을 이유로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조치를 일부 완화해야 한단 주장을 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안보리 소집 직전까지 '도발성 짙은' 담화를 내놨던 북한도 일단 잠잠한 분위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간 일련의 담화를 통해 공개한 대남·대미 도발카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올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이 한창이던 지난달 15일 김 총비서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시작으로 미 국무·국방장관의 한일 순방 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주요 인사들이 돌아가며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특히 북한은 김 부부장 명의 첫 담화를 통해선 Δ조국평화통일위 정리와 Δ금강산 국제관광 폐쇄 Δ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서 파기 등을 거론하는가 하면, 미국을 향해서도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의 경우 대북문제가 핵심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전'이든 '사후'든 "북한도 대응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올 1월 당 대회 당시 사업총화 보고에서 전술핵무기·초대형 핵탄두 등 여러 무기체계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는 향후 다양한 무력시위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현재 북한엔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밖에 없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암묵적 '레드라인'에 묶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미사일 발사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결과, 그리고 그 직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 등이 "북한의 도발 수위를 결정지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강대 강, 선대 선'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엔 평양 순안비행장 등 북한 내 일부 지역으로 군 병력과 장비가 이동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와 '추가 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군 동향에 대해 "한미 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특별히 언급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세기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하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는 2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소재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