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특허권 소송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SK의 손을 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환영한다"는 입장인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남은 절차에서 침해·유효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 ITC의 특허권 침해 예비결정에 대해 "아쉽지만 존중한다"면서도 "예비결정의 상세 내용을 파악해 남아 있는 소송절차에 따라 특허침해 및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특허 유효성 재소명할 것"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ITC는 이번 예비결정에서 분리막 코팅과 관련한 SRS 517 특허건에 대해 특허의 유효성은 인정하면서도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결정했다. 나머지 3건은 특허에 대한 유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관련 자사의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1건 등 4건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예비결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리막 코팅 관련 SRS 특허의 경우 핵심특허인 517 특허가 유효성은 인정받은 만큼 침해를 입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침해는 인정됐으나 무효로 판단받은 SRS 152특허 및 양극재 특허에 대해서는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재 특허의 경우 특정 청구항(18항)에서 유효성과 침해가 모두 인정된 만큼 이에 대해 적극 소명할 예정이다. SRS 기술은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 구조체를 형성시켜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이고 ▲내부단락을 방지해 ▲성능 저하 없이 배터리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기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의 예비판결에 대해 리뷰(재검토)도 요청할 계획이다.
SK "경쟁사 발목잡기 식 소송... ITC 결정 환영"
SK이노베이션은 ITC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랜 기간 자체적으로 우수한 배터리기술을 개발한 바 ITC가 비침해 결정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며 이번 예비결정은 SK이노베이션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 받은 것"이라며 "특허 침해 소송은 오는 8월2일(현지시간) ITC 위원회의 최종 결정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LG가 2011년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해 2014년까지 진행됐던 국내 특허 침해 소송에서 비침해·무효 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그럼에도 또 다시 동일한 미국 특허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해 경쟁사 견제를 위한 발목잡기 식의 과도한 소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ITC 예비 결정은 이런 비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가 이번 결정에 불복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하게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다고도 강조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벨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SK배터리 기술은 1980년대 중반부터 축적돼 왔고 화재 등으로부터의 안전성, 충전량과 시간등의 성능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전기차등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SK, 美 ITC서 진행 중인 소송 3건
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을 제기한 특허권 침해 관련 분쟁에서 SK이노베이션이 먼저 웃으면서 남은 분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현재 미국 ITC에서 진행하고 있는 소송은 총 3건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9월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994 특허를 침해하는 배터리 제품을 LG에너지솔루션은이 미국에서 팔고 있다며 ITC에 특허소송을 제기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추가 소송을 냈다.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ITC는 지난 2월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하며 SK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4월11일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에 대한 예비판정은 오는 7월에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예비판정이 나온 특허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은 오는 8월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