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하고 하차한 배우 지수(왼쪽)를 대신해 '달이 뜨는 강'에 나인우가 합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빅토리콘텐츠 제공
최근 시청자들은 스타의 유튜브에 댓글을 달기도 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글을 남기기도 한다. 방송사 시청자 게시판에 불만을 토로하거나 그들의 광고하는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갈수록 시청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방송사들은 언제 어떤 식으로 논란에 휩싸일 지 몰라 숨죽이고 있다. 

'달이 뜨는 강' 재촬영 강행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출연 중이던 배우 지수가 지난달 5일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얼마 못 가 하차했다. 지수가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하차하면서 남자 주인공 자리가 공중분해 돼 드라마는 위기를 맞았다.
6화까지 방영됐고 18화까지 방송 촬영이 이미 끝난 상황에서 '달이 뜨는 강' 측은 큰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배우 나인우를 대체 투입해 재촬영을 강행했다. 제작사는 7·8회에 지수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고 9회부터 교체된 배우가 출연한다고 밝혔는데 예고와 달리 지난달 8일 7회분에 나인우가 자연스럽게 등장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보통 출연 배우가 논란으로 하차할 경우 최대한 편집을 한 후 교체 배우가 투입되는데 '달이 뜨는 강'은 빠르게 재촬영을 진행하며 논란을 진화하는데 힘썼다. 당시 '달이 뜨는 강' 측은 "시청자분들에게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보여드리기 위해 나인우의 등장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취소에 이어 결국 제작을 중단했다. 사진은 배우 감우성. /사진=SBS 제공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첫 회부터 극 중 태종(감우성 분)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본 후 광기에 빠져 백성들을 학살하는 내용과 명나라와 국경이 맞닿은 의주 지역에서 대접하는 음식이 중국식으로 차려진 점 등을 지적 받았다.

동북공정으로 커지는 반중 정서에 불을 지피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드라마에 협찬, 제작 지원, 광고를 편성한 기업들에 대한 보이콧도 이어졌다.
논란이 지속되자 SBS는 지난달 26일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제작사도 해외 판권 계약을 해지했고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도 중단했다. 배우들도 나서서 사과문을 올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제작진 해명에도 항의 빗발치는 '설강

화'
지수, 정해인 주연의 JTBC 드라마 '설강화'가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에 휘말렸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JTBC 드라마 '설강화'도 역사왜곡 의혹으로 6월 방영 전부터 누리꾼들의 폐지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설강화'는 시놉시스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외부에 공개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남자 주인공 수호는 남파 무장간첩으로 설정됐고 여주인공 영초의 조력자로 '대쪽같은 성격'의 국가안전기획부(현재 국가정보원의 전신) 직원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폄하하고 독재 정권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나타냈다. 일각에선 운동권 대학생들이 당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 받은 역사가 있음에도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제작진은 두 번째 해명문까지 내놓은 상태지만 시청자 성화는 가시질 않고 있다.

현재 JTBC 사옥 앞에서는 '설강화' 폐지를 촉구하고 JTBC 사과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그 시대 남파공작원으로 몰려 갖은 고문과 고초를 당한 피해자분이 분명 존재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것 자체가 미화"라며 "해명문의 신뢰성이 떨어지며 방영되선 안 되는 드라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센조’ 중국 비빔밥을 PPL로?




tvN ‘빈센조’가 중국 브랜드 비빔밥 간접광고(PPL) 장면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도 삭제했다./사진=tvN 제공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배우 송중기가 중국 기업 쯔하이궈의 간편 비빔밥을 먹는 간접 광고(PPL) 장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칫 한국 고유 음식인 비빔밥이 중국 음식이라는 오해를 외국인들 사이 확산 시킬 수 있고 중국의 동북공정 시도를 부추길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빗발쳤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정말로 안타깝다. 우려되는 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빈센조 PPL의 불똥은 대상그룹의 식품 브랜드 청정원으로 튀었다. 이에 대상그룹 청정원 측은 지난 16일 "중국 내 자사 공장에서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김치 원료를 즈하이궈에 단순 납품할 뿐"이라며 "합작 형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제품은 즈하이궈가 독자적으로 생산·유통하고 있다"면서 "당사는 즈하이궈의 국내 마케팅 활동이나 PPL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를 의식한 듯 '빈센조' 측은 뒤늦게 다시보기(VOD) 서비스에서 논란의 중국산 비빔밥 장면을 삭제하고 재편집, 피드백에 나섰다. 티빙과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해당 장면이 지워졌고 나머지 PPL 잔여분에 대해서도 취소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돈 떼인 박수홍? 미담

·응원 릴레이
박수홍의 친형 사기 논란이 일자 네티즌과 시청자들이 앞다투어 그의 미담을 전하며 응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박수홍 반려묘 다홍이 인스타그램

방송인 박수홍의 경우는 앞선 사례와는 다르다. 박수홍이 친형 사기 논란에 휘말리자 네티즌과 시청자들은 앞다투어 그의 미담을 전하며 응원에 나섰다. 그가 운영 중인 고양이 유튜브 '검은 고양이 다홍' 채널에서 "박수홍의 매니저를 했던 형과 형수가 30년 동안 100억원 넘는 출연료와 계약금을 횡령했다"는 누리꾼의 댓글로 시작돤 박수홍의 가족사는 성실의 아이콘으로 인식된 박수홍이라 더욱 충격을 자아냈다.
박수홍은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오랜 시간 대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마지막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그들을 가족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 대중의 분노를 키웠다.

실제로 대중들은 다양한 SNS 플랫폼을 통해 "힘 내세요"라는 단순한 위로의 글이 아닌 박수홍이 30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며 함께 일했던 관계자, 혹은 스쳐 지나갔던 팬들까지 박수홍의 선한 마음과 성실한 태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나섰다.

시청자와 대중이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과거 단순히 보고 들으며 수동적이었던 시청자들은 능동적으로 직접 개입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광고 불매운동은 물론이고 콘텐츠 보이콧,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기도 한다.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논란 사태는 시청자들이 직접 진상 규명 위원회까지 구성해 결국 관련 인물들을 법정에 세우기도 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시청자들은 보여지는 콘텐츠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닌 오류를 직접 지적하면서 변화를 이끌고 의견을 개진하고 직접 참여해 권리를 행사하는 존재가 된 만큼 방송사가 대중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