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제주 4·3특별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4·3 영령들과 생존 희생자, 유가족과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설계도"라며 "정부는 이를 섬세하게 다듬고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교육센터에서 개최된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특별법 개정으로 이제 4·3은 자기 모습을 되찾게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제주도민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죽음과 이중 삼중으로 옭아맨 구속들이 빠짐없이 밝혀질 때 좋은 나라를 꿈꿨던 제주도의 4·3은 비로소 제대로 된 역사의 자리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4·3에는 두 개의 역사가 흐르고 있다"며 "국가폭력으로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 최대의 비극이 담긴 역사와 평화와 인권을 향한 회복과 상생의 역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당시 국가 권력은 제주도민에게 '빨갱이' '폭동' '반란'의 이름을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고 군부 독재정권은 탄압과 연좌제를 동원해 피해자들이 목소리조차 낼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3은 대립과 아픔에 갇히지 않았고 살아남은 제주도민들은 서로를 보듬고 돌보며 스스로의 힘으로 봄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화해의 정신으로 갈등을 해결하며 평화와 인권을 향해 쉼 없이 전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4·3 특별법의 개정 역시 모든 산 자들이 서로 손을 잡았기에 할 수 있었다"며 "4·3 특별법 개정이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은 21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특별법 개정으로 1948년과 1949년 당시 군법회의로 수형인이 되었던 2530분이 일괄 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며 "정부는 한 분 한 분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배상과 보상을 통해 국가폭력에 빼앗긴 것들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는 것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해 발굴 사업과 함께 유전자 감식을 지원해 반드시 고인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라며 "법률이 제정되는 대로 4·3트라우마센터를 국립 트라우마센터로 승격하고 많은 분들의 아픔이 온전히 치유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 서두에서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참석했다며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 참석은 사상 처음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첫 걸음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서 포용과 화합의 마음으로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국가가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4·3 평화공원 내 기념관에는 여전히 이름을 갖지 못한 백비가 누워있다"며 "제주도에 일흔세 번째 봄이 찾아왔지만 4·3이 도달해야 할 길은 아직도 멀리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밝혀진 진실은 통합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고 되찾은 명예는 우리를 더 큰 화합과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이끌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며 "마침내 제주도에 완전한 봄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