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한재준 기자 =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포함한 21명의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을 새로 뽑는 재보궐선거 투표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의 수도와 제2의 도시를 이끌 행정수장을 뽑는 선거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만큼 이번 선거의 결과는 향후 정국의 흐름을 좌우하게 된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300만 유권자가 참여하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민심의 현재 위치가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광역단체장 보궐선거의 승패는 물론 그 격차의 정도에 따라 어느 정당이든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여야 지도부의 운명, 나아가 차기 권력의 행방도 걸려 있다.
◇與, 文대통령 레임덕·정국 운영·대선 전략 달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대한민국 제1·2도시의 보궐선거 승패는 곧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가 될 수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을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동시에 차기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친문(親문재인)을 중심으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통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등 개혁과제 마무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대 여당의 입법 행보나 정국 해법 모색에도 다시 힘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선거를 진두지휘해 온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의 대선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반면 선거 패배 시에는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서울시장을 비롯해 두 곳에서 모두 패하는 쓰라린 성적표를 받을 경우 여권 전반에 후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여권의 차기 대선 준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대선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검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당내 대선주자들의 위기감도 증폭되며 대선판이 요동칠 공산이 크다.
거대 여당의 원내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총선에서의 압승 이후 나타난 '입법 독주' 행태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당내 분열도 예상된다. 5월 초중순으로 예정된 당 대표, 원내대표 선거를 놓고 당내 이견이 상당하다. 민주당 내 당권주자로는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후보로는 윤호중·안규백·박완주 의원이 거론된다.
아직은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예정된 대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다만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큰 격차로 패배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기가 남은 현 지도부(최고위원)의 총사퇴도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선거에서 지고 나면 후폭풍이 클 것이다. 청와대부터 시작해 당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후폭풍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년 뒤가 대통령 선거인 만큼 일반적인 정당의 지도 체제로는 난관을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선 후보자 경선 일정을 놓고도 진통이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경선 일정을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원칙대로 일정을 진행해 대선을 진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野, 정국 주도권 회복과 정권 교체 달려…정계개편 예고
야권에 이번 보선 승리는 절실하다. 20대 총선(2016년)을 시작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2017년), 7회 지방선거(2018년), 21대 총선(2020년)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 한 야권은 이번 승부가 재보선이긴 해도 전국선거급 선거인 탓에 승리할 경우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앞선 패배에서 야권은 '참패'했다. 2016년 총선에서 전국 선거에서 122석을 차지하며 123석의 민주당에 1석 뒤졌지만 2017년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긴 이후 7회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배했다.
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84석, 비례대표(미래한국당) 19석 등 모두 103석을 얻는데 그치며 180석(지역구 163석 더불어시민당 17석)에 밀려 법안 하나 제대로 막지 못하는, 식물야당으로 전락한 상태다.
다행히 선거 환경은 좋다는 평가다. 민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선거가 치러진다. 야권단일화에도 성공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 LH 사태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은 '내로남불' 논란까지 여권에 악재가 쌓인 상태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패배할 경우 혼란은 불가피하다. 대선필패론이 떠올라 정치적 동력을 잃을 우려도 있다. '책임공방' 속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억눌렸던 계파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구심점을 잃은 정계개편으로 야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제3지대가 떠올라 새로운 정치지형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승리한다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되찾으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예고했다. 이 경우 윤 전 총장 역시 제3지대를 고집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제1야당은 오랜만에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당장 지난해까지만 해도 앞이 보이지 않던 대선 국면에서 '커다란 희망'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울어진 의회 권력의 차이를 단숨에 극복하기는 어렵겠지만 정국의 대전환을 향할 계기 정도는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에서의 승리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부산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18석 가운데 15석을 가져오며 민심을 다잡았다. 반면 서울에서는 전체 49석 가운데 8석만 가져오며 지역 조직이 완전히 붕괴됐다. 보선에서 민주당 '조직력'을 경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차기 대선은 물론, 야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며 "반드시 승리해 대선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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