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제 '최악'을 넘겼을 뿐 완전한 회복 시점에 올라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4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적자 1조7752억원에서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는 것이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1분기 1조73억원 적자에서 올해 3408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전망치가 따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모두 1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GS칼텍스는 1조318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63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석유제품 수요도 큰 폭으로 줄며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이 1달러대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는 통상 손익분기점을 4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분기마다 재고평가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적자가 불가피했다.
지난해 정유4사의 합산 영업손실 합계는 5조979억원으로 연간 기준 사별 영업손실은 ▲SK이노베이션 2조5688억원 ▲에쓰오일 1조877억원 ▲GS칼텍스 9192억원 ▲현대오일뱅크 5933억원 등이다.
올해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으로 회복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는 지난해 1월 배럴당 60달러대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한때 -3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국제유가는 백신 보급으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와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감산 유지 조치가 맞물리며 60달러대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는 이전에 구매했던 원유를 더 비싸게 팔 수 있어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유가 상승으로 1조6000억원의 대규모 재고 관련 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2500억원의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전망했다.
정유사의 수익성 핵심지표인 정제마진도 개선됐다. 지난해 마이너스와 1달러대를 오갔던 정제마진은 올 1월 첫째 주 배럴당 1.4달러로 시작해 2월 2.8달러까지 올랐다. 3월 마지막 주는 1.7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상승은 일본 후쿠시마와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영향이 크다. 일본에서는 지진이, 미국에서는 30년 만의 한파가 발생하며 2~3주 동안 정유, 화학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이는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유사들이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유가가 오르면서 수요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완전한 회복 시점에 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종식되거나 백신 접종 규모가 크게 늘어야 항공유, 디젤 등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