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LNG-태양광발전단지건립반대투쟁위원회(위원장 박진규)가 지난 21일 오전 11시 합천군청 브리핑룸에서 '합천LNG-태양광발전단지건립 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머니S 임승제 기자.
반대 주민들 "군이 유치동의서 조작 주도해…13개 정부 부처, 민원 진정서 제출"

경남 합천군이 사활을 걸고 야심차게 추진 중인 LNG·태양광발전소 건립 사업이 주민들의 잇따른 거센 반대로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자칫 민선7기 문준희 합천군수의 대표 공약이 무산될 형편이다.
특히 합천군이 당초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에게 유치 명분으로 내세웠던 전체 군민의 85.4%에 해당되는 3만5739명의 찬성 서명을 받았던 유치동의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급기야 반대측 주민들은 합천군을 상대로 이미 관련 13개 정부 부처에 민원 진정서를 제출했고, 향후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와 고발조치까지 언급하는 등 사안이 심상찮다. 

합천 삼가·쌍백면 주민들로 구성된 LNG-태양광발전단지건립반대투쟁위원회(위원장 박진규· 이하 반대위)는 지난 21일 합천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동의서는 공식적인 주민설명회를 거쳐 정확한 사실을 인지하고 서명을 해야 법적인 효력이 있다"며 "설명회 없이 시행된 서명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며, 당사자의 의사반영이 되지 않은 35739명의 서명은 명백한 오류이며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치청원서 조작행위는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현격하게 떨어뜨리며, 국가기관에 불법을 용인하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며 "군 행정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군민들에게 사죄하고 군민의 주권을 짓밟는 불법적인 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반대위는 지난 3월 경남도청을 시작으로 18일 오전에는 인근 창녕군 주민들까지 동참한 100여명의 주민들이 합천군 삼가면 3·1운동 기념탑과 합천읍 농협 중앙사거리 일원에서 반대 집회를 열어 "한국남동발전이 합천군 일원에 추진 중인 LNG·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군은 여태 조작된 허위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유치동의서를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의견수렴이라고 발뺌하면서 한편으론 이 사업을 추진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사용하는 이중적인 작태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 3일만에 4만5000여명이 넘는 군민들을 상대로 주민설명회를 실시해 35739명의 동의를 받았다는 사실은 전혀 믿을 수 없는 불가능한 수치"라면서 "허위 자료를 근거로 공문서를 작성한 행위는 아주 중대한 불법으로 이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는 물론 사법기관에 고발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합천LNG-태양광발전단지건립반대투쟁위원회 박진규 위원장이 21일 오전 11시 합천군청 브리핑룸에서 '합천LNG·태양광발전단지건립사업' 관련,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머니S 임승제 기자.
반대위는 이날 유치동의서 조작·위조 혐의에 대한 근거로 '문준희 군수 면담 동영상'과 '녹취록' 자료를 취재진에 배포했다.
또 유치동의서에 명시된 내용도 문제 삼았다. 동의서에는 "사업설명회 시행을 통해 합천 청정에너지 건설 사업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으며, 주민의 자발적 의사로 유치청원 동의서에 서명함"이라고 적혀 있다. 전 군민을 상대로 실시하지 않은 사업설명회를 마치 실시한 것처럼 왜곡·호도했다는 것이다. 

반대위는 이밖에 공무원과 이장을 동원한 관권 서명, 설명회 없이 진행된 서명운동, 대리서명 의혹 등을 거론하며 군행정이 주도한 유치동의서 정당성을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유치동의서 의혹에 대해 "지난 2018년 8월부터 11월까지 견학과 주민설명회를 가졌으며, 범군민 유치동의서는 9월부터 12월초까지 3개월 가량 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제출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대위는 이날 사업 예정부지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만약 투기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반대위는 "사업 예정부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1552필지(88.9%)가 사유지이며 이 가운데 37.8%를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다"며 "해당 부지가 2016년 7월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2년부터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의심되는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현직 공무원을 포함한 특수 관계에 있는 이들이 연루된 정황이 있는지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며 “비위가 발견되는 즉시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정에너지 융복합 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2018년 합천군과 남부발전이 업무체결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옛 경남서부산단 예정부지였던 합천군 삼가면과 쌍백면 일대 330만㎡(100만평) 부지에 총 사업비 1조 56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LNG 500㎿, 연료전지 80㎿, 태양광 200㎿ 등 총 800㎿급 에너지 생산 능력을 갖춘 발전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