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이 대부분 지지율 한자릿수에 갇히면서 '팬덤정치'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선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 열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대권을 잡았던 만큼,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현재 야권 주자들도 이른바 '팬덤정치'의 순기능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지지율이 5% 이상인 대선 주자는 전무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정계 진출 선언을 하지도 않은 윤 전 총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제1야당 후보가 순위권 밖에 자리한 건 과거에는 전례가 없었다.

일각에선 과거 대통령 당선 사례를 들며 '열성 지지층'을 통한 지지 기반 확보가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여전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1~2%에서 시작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통해 당시 '여당 내 소수파'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선됐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강성 지지자들이 오랜 기간 존재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의 비극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문재인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소위 '문파'라 불리는 지지층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었다.

집권을 하고도 이같은 세력들은 '콘크리트 지지층'이 돼 현 정부의 든든한 정치 기반이 됐다.

팬덤정치에는 시민의 정치 참여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맹신적인 정치로 흐를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팬덤 정치가 지나치면 무슨 이야길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야기 했느냐를 따진다"며 "그 사람이 내 편을 들면 동지고,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보는 게 문제"라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범야권 후보들 가운데 그나마 열성 지지층이 있는 주자는 윤 전 총장이다. 그러나 '반문'(反문재인) 이미지인 윤 전 총장이 정치 전면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층 자체도 명확한 실체가 없어 일종의 '신드롬'에 그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야권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대선 주자로 발돋움한 배경엔 문재인 정권과 맞서면서 '반문 정서'를 통한 게 대부분이고 이른바 '언더독 효과'도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윤 총장이 정치의 영역으로 명확히 진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출된 지지율은 '온전한 지지율'로 볼 수 없다"며 "그저 '반문'으로 통칭되는 사람들의 지지는 대체할 수 있는 주자만 나오면 옮겨가기 마련"이라고 내다봤다.

한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유 전 의원, 원 지사 모두 윤 전 총장보다 정치권에 몸 담은 기간은 훨씬 길지만 지지층을 모을 만한 뚜렷한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정치인 모두 보수정당 국민의힘 내에서도 '소신'을 갖춘 인사라는 평을 받지만 뚜렷한 지지층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갈등을 자산으로 '합리적 보수' 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흐르면서 퇴색되고 그만큼 지지층도 두터워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상당기간 중앙정치를 떠나 있었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윤 전 총장과 달리 정치경험이 있고 선출직 공직자를 경험해봤다는 점에서, 향후 검증이 본격화할 경우 대권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현 구도가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반전의 기회조차 갖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 전 의원과 원 지사 모두 개인적인 경쟁력은 있으나, 현재 구도에서는 쉽지 않은 게 분명하다"며 "윤 전 총장을 상대로 두 사람이 어떤 경쟁력을 선보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News1 홍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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