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해군 함정에서 30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군 당국이 '충격'에 빠졌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각국엔 방역실태 전수조사를 지시하고, 해군은 즉각 모든 함정과 전국 주요 기지의 코로나19 관련 '군내 거리두기' 조치를 2.5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등의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바이러스 집단감염에 취약한 군에서, 특히 '3밀'(밀접·밀집·밀폐)를 피하기 힘든 해군 함정 내 코로나19 발생은 일찌감치 예견돼왔던 사안이란 점에서 그동안 군의 관련 대응이 "너무 안일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이번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함선은 해군 제2함대 소속 상륙함 '고준봉함'이다. 23일 오후 5시 현재까지 고준봉함에선 총 84명의 승조원 가운데 3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준봉함의 코로나19 '최초 확진자'는 간부 A씨로서 지난 20일 함선을 타고 경남 진해기지를 출발해 경기도 평택기지를 향하던 중 21일 방역당국으로부터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다른 승조원과 격리돼 있다 22일 평택 도착 직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 그리고 다른 승조원들에 대한 전수검사에선 3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보고된 작년 2월 이후 해군 함정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해군 함정에서 그동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선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항모 '샤를 드골'이 코로19 집단감염의 온상이 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우리 군에선 휴가·외출을 다녀온 장병들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 일각에선 고준봉함 최초 확진자 A씨의 부인과 자녀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최초 감염자는 다른 장병이었을 수 있다"거나 "무증상 감염자가 다수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최근 24시간 새 새로 보고된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고준봉함 승조원을 제외한 5명이 휴가·외출 뒤 코로나19에 확진됐고, 특히 4명은 병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외출이 자유로운 간부였다.
최근 국내에선 수도권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제4차 유행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지난 2월15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완화한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 당국 또한 '군내 거리두기' 조치를 2월 이후 2단계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최근 코로나19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선제적으로 군내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반 시민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진 데다 날이 더워지면서 자연 외출도 늘어나는 만큼 휴가·외출 중인 장병들이 바이러스 감염 빈도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경찰·소방·해경 등 다른 사회필수인력과 달린 군인의 경우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이 나오지 않은 점도 군의 감염 취약성을 키우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희귀 혈전증) 문제 때문에 사회필수인력의 경우 30세 이상에 대해서만 먼저 AZ 백신을 접종하기로 하고, 경찰·소방·해경은 그 개시일을 이달 26일로 정했다.
그러나 군은 접종 동의자 파악 등의 작업이 지연되면서 내달 초부터 30세 이상 장병 등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반면 전체 58여만명의 군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 가운데 77%(약 45만명)에 이르는 차지하는 30세 미만 연령층은 AZ 백신 접종 '보류'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수급난 때문에 백신 접종 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고 장병들에 대한 코로나19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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