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 등 생명보험사들이 달러보험 환손실에 책임지기로 했다. 사진은 메트라이프 강남 사옥./사진=메트라이프생명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하반기 외화보험(이하 달러보험)에 가입한 고객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최저보증하기로 했다. 최저연금이나 최저사망보험금을 보증하는 변액보험처럼 달러보험도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을 보험사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를 비롯해 푸르덴셜생명 등 생명보험사 달러보험 실무진들은 오는 5월 초 생명보험협회에서 금융감독원 실무진들과 만나 달러보험 위험회피 방안에 대한 2차 논의를 벌인다. 이달 중순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들에 달러보험 환헷지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에 따른 생명보험사들의 후속조치다. 이 자리에서 생명보험사들은 환헤지를 위해 보증비용을 부가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 1000원일 때 월납보험료 300달러를 내면 10만달러의 사망보험금을 보장받는 조건이라면 환율이 내려가 원화값이 높아지더라도 월 납 최고보험료 30만원·최저보험금 1억원을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입자가 중도인출을 원할 경우에도 언제든 해당 시점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입 당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지만 중간에 1300원으로 올랐다면 이에 맞게 원화로 환전해 지급해야 한다. 즉 원/달러 환율 1000원일 때 1만달러를 중도인출하면 보험사는 1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환율이 1300원으로 오르면 보험사는 1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생명보험사들은 계약자가 환율 변동 위험을 이해했다는 점을 확인하는 절차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환테크 상품이 아닙니다' 등 주의 문구를 삽입한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환율이나 금리가 변동하게 되면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로 전가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달러보험에 대해 사전신고제 도입, 환헤지 보증비용 마련, 수수료 100% 분납제 실시 등을 요구했다. 


보험업계는 보증비용을 마련하게 되면 보험료 인상으로 상품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민원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면 달러보험 시장의 위축은 물론 보험소비자 선택권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달러보험은 과거 부자들의 재테크 상품이었지만 저금리 장기화와 환율상승 기대감, 달러 자산 선호 등이 맞물리며 판매가 부쩍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11개사의 외화보험 계약자 수는 2017년 1만4475명에서 지난해 16만5746명으로 11.5배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외화보험 감독 강화에 나선 건 환율 리스크 때문이다. 외화보험은 환율 리스크에 민감하다. 보험료 납입 때 환율이 상승하면 보험료 부담이 커져 손해를 본다. 반대로 보험금 수령 때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금의 원화가치가 하락해 받을 수 있는 돈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해외채권 수익률에 따라 지급하는 이율이 달라지는 금리연동형 상품은 금리 위험까지 떠안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환율·금리 변동 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로 전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