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정치권에서는 계파 정치를 청산하자는 목소리가 정당 지도부 교체기마다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지난달 30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 국민의힘도 예외는 아니다.
당내 계파 갈등은 지난해 4·15 총선 직전까지도 극에 달했지만 이내 소수 야당으로 의석이 쪼그라들면서 1년여간 자취를 감춘듯 보였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원내외 인사들의 물밑 움직임으로 계파 갈등의 우려가 제기됐지만 당은 결과적으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당내 공감대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후보자 4명 중 가장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꼽힌다. 과거 넓게는 친이계(친이명박계)로 분류되지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내부 계파 싸움이 가장 치열하던 시절 울산광역시장을 지내며 중앙 정치에서 잠시 멀어졌다.
김 의원과 대적할 유력 후보로 꼽혔던 권성동 의원은 비박계(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계파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전 의원이 힘을 실어줬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급격하게 표심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계파에 대한 저항이 엄청났다"며 "원외에 계시는, 예전에 우리 당에서 역할을 하던 분들이 다시 등장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저항이었다"라고 분석했다.
물론 양당제 정치환경에서 계파 정치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느 체제에서나 여당에서는 대통령쪽 계파가 중심축이 되지만 정당이 거대할 경우에는 주변부 세력도 중심부 만큼이나 커진다. 양당제에선 일반적으로 한 정당의 의석수가 100석을 훌쩍 넘기 때문에 중심부가 모든 의원들을 빨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지지율이나 집권 여부에 따라서 당내 중심부와 주변부의 힘겨루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다.
특히 사실상 두 개 정당이 돌아가면서 집권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끝없이 중첩된다. 보수정당의 경우, 친이계와 비이계가 대립하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친박과 비박, 친이와 비이가 동시에 얽히고 섥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원내대표 선거 낙선자들의 득표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현 의원을 떼놓고 보면 여전히 당내 계파별 역학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1차투표에서는 과거 '강성 친박' 이미지가 남아있는 김태흠 의원이 2위(30표), 비박계 권성동 의원이 3위(20표), 친유계(친유승민계) 유의동 의원이 4위(17표)를 기록했다. 낙선자 득표수가 친박-비박-친유 순서였음을 고려할 때 계파별 선호도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일단 새누리당 시절 극에 달했던 파벌 정치는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행동으로 발현됐다는 평가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초선 의원이 많고, 총선에서 처참하다 싶을 정도로 참패해 의석수가 적은 지금의 상황이 역설적으로 계파정치에서 좀 벗어나는 데 도움된 형국"이라며 "이 움직임을 어떻게 비가역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차기 지도부에 남은 과제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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