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이 대선을 10개월여 앞두고 호남 끌어안기를 이어가지만 지역 민심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당은 대선 등 큰 정치일정을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에 조급해하기보다 지역 통합이란 대승적인 차원에서 앞으로도 '호남동행'을 이어갈 방침이다.
5일 여론조사 업체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호남 지역구 자매결연 성격의 '호남동행' 추진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18 민주묘지 '무릎 사과' 등의 노력에도 이곳에서의 지지율 반등에 애를 먹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광주·전라지역에서 평균 4%에 그쳤다.


야권의 대선 후보 적합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같은 기간 광주·전라 지역에서의 지지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야권이 내년 정권교체에 성공하려면 호남에서의 득표가 반드시 따라야 하지만 아직은 요원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호남 전체 28개 지역구에 12명의 후보를 냈지만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에 총선 직후 출범한 '김종인 비대위'는 임기 초반부터 호남 끌어안기 전략을 공격적으로 구사했다.

지난해 여름 수해로 큰 피해를 본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 등의 현장을 여당보다 먼저 찾아 살폈고, 김 전 위원장은 같은 해 8월19일 취임 후 두달여만에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에서 보수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과거'에 대해 사과했다.


한달여 후인 9월23일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 48명의 신청을 받아 호남 각 지역을 '제2의 지역구'로 배정, 실질적인 친(親) 호남행보를 본격화했다. 호남을 배정받은 의원들은 실제 해당 지역구를 찾아 의견을 들으며 도울 방안을 모색했다.

경기 평택을이 지역구인 유의동 의원은 지난 3월 전북 무주군을 방문해 황인홍 군수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부산 중구·영도구가 지역구인 황보승희 의원은 전남 곡성을 찾아 유근기 곡성군수를 비롯한 지역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충남 서산·태안의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예산 편성 기간, 제2의 지역구인 전북 순창군의 예산 확보를 위해 여당 소속인 예결위원장과 간사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장제원·하태경·김은혜·김예지 의원 등 광주를 배정받은 의원 8명은 5·18 단체들과 만나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위원장의 호남 행보도 계속됐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3일 취임 후 두 번째로 광주·전남을 찾아 "호남에서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을 더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10월29일에는 전북을 찾아 공공의대 설립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도 김 전 위원장과 별개로 광주를 찾아 호남지역 예산 확보에 협조하겠다며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탰다.

김 전 위원장은 올해 3월24일 서울시장 야권단일화 이후 첫 행보로 호남을 찾기도 했다. 이를 두고 서울 유권자 상당수가 호남 출신임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을 만난 김영훈 5·18 유족회장은 "이번 5·18공법단체 승격도 국민의힘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다만 형제·자매가 공법단체에 포함되는 길이 배제돼 40년의 한이 물거품 될 위기"라며 "국민의힘이 마지막까지 그들이 공법단체에 포함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의견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의견을 수렴, 지난달 정무위원회에서 형제·자매의 공법단체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개정안을 처리하는 데 일조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지지율은 답보 상태지만 국민의힘은 호남 끌어안기 전략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 일환으로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이 오는 7일 취임 후 일주일만에 광주를 방문한다. 당 관계자는 "김 권한대행이 7일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 등을 참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남동행'을 이끄는 당 국민통합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은 통화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가 없다"며 "김종인 위원장이 오고 5·18 단체들과 격 없이 만나고 서울에서는 호남향우회장과도 의견을 나누는 등 어느 정도 기반은 갖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정강정책에도 국민통합이 명시가 돼 있기 때문에 누가 대표가 되든 앞으로 남은 국회의원 임기 3년 동안 호남 끌어안기를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며 "진정성을 갖고 지금과 같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호남 민심도 분명히 화답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8월13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집중호우 피해지역인 용전마을을 찾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8.1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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