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과정에 대한 녹취와 숙려기간 보장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은 94개(중복 포함) 상품에 대한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판매 중단 상품은 삼성코스닥150 1.5배 레버리지 인덱스 등 ETF(상장지수펀드) 자산을 편입한 국내주식 파생형 상품과 해외주식파생형, 채권혼합파생재간접형 등이었다.
이는 지난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금융당국은 원금 20%를 초과하는 손실이 날 수 있는 파생결합증권 등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펀드‧투자일임‧금전신탁계약을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정의했다. 이들 상품에 대해선 이날부터 가입 시 상품 설명과정을 모두 녹취하고 상품 가입을 이미 했더라도 2일동안 추가로 상품에 대해 숙려할 수 있는 기간도 부여했다.
문제는 이와 관련한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 고시가 제도 시행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발표됐다는 점이다. 이 개정안은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지 않고 고난도 상품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했다. 은행 입장에선 이미 판매하는 펀드라 해도 고난도 상품에 해당하면 일주일 안에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야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선 전날부터 일부 펀드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는 등 다소 혼란이 나타났으며 투자상품 판매가 위축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행정 규칙이 일주일 전에 나와 이사회를 열 여유가 부족했다"며 "어쩔 수 없이 일부 펀드 상품의 판매를 무기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앞으로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투자상품 가입 절차도 복잡해져 민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영업상 제약이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