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중국과의 패권경쟁 속에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지난 3월 한일 순방에 이어 이달 들어선 에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11일 일본에 이어 12일 우리나라를 찾은 것이다.

헤인스 국장은 이번 방한에 앞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과 함께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에 참석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중국 등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최근 완료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보기관장들의 해외 방문은 '비공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헤인스 국장의 이번 한일 순방이 언론에 공개된 사실을 두고는 결과적으로 한미일 3국 간 연대를 중국 등 주변국에 재차 과시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헤인스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내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중국 당국 또한 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를 위한 기제엔 비공식 협의체인 쿼드(미·일·인도·호주) 협의체뿐만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이 있다"며 "쿼드보다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한일 양국의 군사적 의미가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특히 "중국 일각에선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경기도 평택 소재)를 두고 '중국의 턱을 노리는 비수'란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2일엔 매릴랜드주에서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고, 같은 달 29일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이취임식을 계기로 하와이에서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가 개최됐다.

또 이달 5일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땐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미 정부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한일관계를 직접 중재하기보다는 한미일 3국 주요 인사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계속 만듦으로써 한일 양국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교수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한일 간 중재를 해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중재가 쉬운 일이 아니란 교훈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한미일을 하나로 묶어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시절 부통령으로서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가 성사되는 과정에 물밑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인스 국장은 방한 이틀째인 13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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