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대만' '남중국해' '쿼드' '반도체·배터리 협력'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담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각종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은 문재인 정부가 그간 여러 차례 '희망' 의사를 표한 사안이다. 중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라는 조건을 달면서도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국가는 한국이라고 공언해 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1월 이뤄진 한중 정상통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이 멀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해당 통화가 시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한미 정상통화보다 먼저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또한 시 주석의 일부 발언도 관심을 모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조기 방한 성사를 위한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얘기했고, 이에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따뜻한 국빈 방문 초청에 감사드린다"며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조속히 방문해 만나 뵙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는 2022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임을 언급하며 이는 양국 관계 발전에 있어 '새로운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함께 정식으로 내년을 중한 문화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싶다"고 했다.
시 주석의 일련의 발언을 두고 일부에서는 대(對)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 한국이 '밀착'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보라는 일부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중국이 미국의 동맹네트워크 중 한국을 '약한 고리'라고 판단해 '흔들기'를 본격화 할 것이라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의 공고한 '결속'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올해 초 문 대통령이 천명한 '한중 관계 강화'에 장애가 발생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비전통적 안보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견제 구상에 있어 '구심점' 역할을 하는 쿼드, 그리고 중국이 민감해 하는 대만 사안이 공동성명에 담겼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한미 간의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 한미미사일지침 '완전 해제'가 포함된 것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합의라는 평가도 있다.
이와 함께 내달 중순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3국 정상들의 대 중국 발언 강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미 '밀착'에 시 주석의 조기 또는 연내 방한이 어려워 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은 어려워 졌다고 본다"며 "중국이 외교적으로 북한 편을 들거나 경제 분야에서는 비공식 압박을 가할 수 있는데 선제적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쿼드 등이 언급됐지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한국의 전력적 가치가 상승했다는 관측이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특히 중국은 한미 정상이 한국의 '쿼드' 가입에 대해서 원론적인 언급 외에 그 어떠한 행동으로 나서는 데 합의하지 않고 상호 관심사를 공유한 선에서 멈춘 것은 한국의 전략적 가치나 중요성의 제고로 인식할 것"이라며 "우리의 대중국 전력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또한 "중국 입장에서는 미일 동맹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한국을 밀며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과 관계를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보이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톤다운된 중국의 반응도 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중국이 노골적으로 반발해버리면 한국은 더 미국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럽지만 시 주석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입장에서 지금은 (한미 밀착에 대해) 희석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