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대 펀드 사기 사건인 '옵티머스 사태'가 일반투자자 고객을 대상으로 100% 원금지급을 결정하면서 일단락됐다. 향후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과 구상권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옵티머스 사태 2라운드가 열릴 전망이다.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옵티머스펀드 일반투자자 고객을 대상으로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다만 구상권 보전을 위해 계약취소가 아닌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권리를 양수해 수익증권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사적합의의 형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계약 취소'와 형식은 다르나 고객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고 회사로서도 이 사안에서 중대 책임이 있는 다른 기관에 대한 구상권을 보전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100% 원금 반환을 결정하면서 투자자와의 법적 분쟁 가능성을 잠재웠다. 대신 고객과의 사적합의로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공동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 및 구상권 청구를 결정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투자중개업무를 담당한 단순 판매사로서 고객보호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다하겠지만 하나은행은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의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으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호 NH투자증권 준법감시본부장 상무는 "하나은행은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담는다는 투자제안서에도 펀드가 출시된 시점부터 사모사채만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였다"며 "실제 옵티머스 펀드는 누적 판매금액 1조60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3000억원을 아트리파라다이스 등 6개 회사의 사모사채 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 운용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탁결제원은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산명세서 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주면서 판매사와 투자자들이 오랜 기간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진다고 오인하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구상권 청구를 통해 하나은행 예탁원 등 각각의 기관들이 합당한 수준의 책임을 이행토록 함과 동시에 펀드 자산회수율을 높이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이사회의 결정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뼈를 깎는 반성과 심기일전으로 재출발해 하루 빨리 전체 조직이 정상적인 업무체계로 복귀하고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