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정윤미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6일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결국 파행에 이르렀다. 여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5시간 동안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다가 회의를 재개하지 못한 상태로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과의 물리적 실랑이 과정에서 자신의 팔에 멍이 들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로부터 부적절한 언사를 들었으므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결국 김 후보자는 청문절차를 다 거치지도 못하고 돌아가게 됐다. 법제사법위원들의 질문이 채 두 바퀴도 다 돌기 전에 인사청문회가 종료됐다. 야당은 양당 원내지도부 간 합의로 인사청문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파행의 발단은 김용민 의원과 유상범 국민의힘 간 언쟁이었다. 김 의원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을 비판하며 과거 유 의원의 '대리수술 사망사건 은폐 자문'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검사장 출신인 유 의원이 변호사 시절 경기 파주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무면허 대리수술 사망사건에 관한 상담을 해주는 과정에서 '서류상 기재된 의사를 매수해서 사건을 축소하자'고 제안하는 녹취록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유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고위공직자로서 그런 상담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김 의원이 자신의 얼굴과 육성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동료 상임위원회 의원에게 도리를 지키지 않았고, 사건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을 선임하기 전 상담하는 단계였고, 그 이후 수임한 사건도 나중에는 사임했다"며 "사건에 대해 어떤 역할도 관여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마주보면서 상임위를 하는 과정에 이 같은 형태로 상대방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걸 앞장서서 한다면 앞으로 김 의원이 고소·고발된 것은 다 까발려도 받아들이겠나"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이야기하며 절 얼마나 많이 거론했나"라며 "아까 유 의원이 띄운 피피티에도 제 이름과 얼굴이 그대로 박혀 있더라. 먼저 예의를 안 지킨 것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야당 법사위원들이 일제히 항의하자 김용민 의원은 조수진 의원을 향해 "조 의원은 툭하면 제 얘기를 하는데,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발언권을 얻고 이야기하라"고 했다. 회의를 진행하던 법사위 여당 간사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표현을 정제해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후 양당 의원 등에 따르면 회의를 정회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특히 김남국 의원과 조수진 의원이 서로 말다툼을 했고, 김 의원은 조 의원이 자신의 팔을 잡아끄는 과정에서 멍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은 조 의원에게, 야당은 김용민 의원에게 사과를 들어야 인사청문회 속개에 합의할 수 있다고 맞서면서 오후 7시부터 5시간가량 청문절차가 멈춰섰다. 여야 합의로 회의 차수를 변경해야 자정 이후에도 인사청문회를 이어갈 수 있지만, 여야 당사 의원들이 사과 문제에 평행선을 달리면서 회의는 자동으로 종료됐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지난 7일 국회에 제출됐고,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그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내야 하므로 해당 시한은 이날(26일) 자정이었다.
박주민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자정 5분 전에 (야당 의원들이) 와서 차수를 변경해달라고 했다. 5분 전에 와서 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어이없이 종료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새로 (회의) 기일을 잡아야 한다. (기일은) 오늘 합의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수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박 의원이 '사과는 못하겠다' '청문회 차수를 변경할 테니 청문보고서를 채택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두 가지를 같이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그러더니 자정이라고 자동 산회를 선언했다. 처음부터 (인사청문회를) 뭉개겠다는 의도였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회의가 자동으로 산회된 이후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집권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며, 청문회를 이런 식으로 끝낼 수는 없다고 항의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박 의원에게 "원내지도부와 의논해달라. 합의만 되면 청문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이렇게 인사청문회를 마칠 수 없다. 여당이라면 이렇게 인사청문회를 끝내는 건 너무 무책임하니 차수를 변경하자는 논의를 먼저 했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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