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 정부가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 미국 주도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협의체와 부분적 협력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국 등 쿼드 참가국들이 우리나라에 기대하는 협력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쿼드 가입 또는 협력의 조건으로 Δ개방성과 Δ포용성 Δ투명성을 제시해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정상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미는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히면서 우리 정부가 사실상 쿼드와의 협력하기로 방침을 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한미정상 공동성명에) '포용성' 원칙을 포함시킨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는 이런 원칙이 유지되는 한 (쿼드와의) 분야별 협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쿼드 국가들은 지난 3월 열린 화상 정상회의 당시 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Δ기후변화 Δ핵심·신흥기술 등 3개 분야에 대한 실무그룹 설치에 합의한 상황.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쿼드와의 협력을 모색한다면 이들 3개 분야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미 정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 이후 쿼드의 '중국 견제' 성격을 노골화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 정부의 적극적 협력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 장관이 이날 "쿼드가 (국제사회에선) 상당히 배타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점에서 쿼드 참여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사실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쿼드와의 부분적 협력을 통해 일정 수준의 '외교적 이득'을 취하려면 미국의 '갈증'을 해소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주최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중전략이 '관여'에서 '경쟁'으로 바뀌었음을 천명하며 사실상 역내외 국가들의 동참을 주문하고 나선 모습.
캠벨 조정관은 한미정상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당장 쿼드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얘기를 해왔으나, 이번 간담회에서 기존 쿼드 가입국인 일본·호주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거론하며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미국이 쿼드와 같은 협력체를 섬세화·정교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100여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 측에선) 쿼드 참여 명분뿐만 아니라 '불참했을 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실리를 앞세울 것이다. 우리나라가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쿼드를 중심으로) 안보 분야 협의체를 구성하긴 힘들겠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작전·배치 등의 참여를 (우리 측에) 요청해올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인권 분야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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