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된 이유는 국민의힘 당원들이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내고,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대비한 '전략투표'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치러진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결과를 보면, 당원투표에서 이 대표는 5만5820표를 받아 득표율 37.41%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당원투표 1위는 6만1077표(40.93%)를 받은 나경원 후보다.
그 뒤를 주호영(2만5109표·16.82%) 조경태(4347표·2.91%), 홍문표(2841표·1.90%) 후보가 이었다.
투표결과를 놓고 보면 수도권을 주 활동무대로 하는 이 대표와 나 후보 득표율이 전체 당원 투표의 78%를 넘어선다.
국민의힘의 지역별 책임당원 현황은 수도권 29.6%, TK(대구·경북) 30.7%, PK(부산·울산·경남) 24.6%, 충청권 10.1%, 강원·제주 4.2%, 호남권 0.8%로 알려져 있다.
영남지역에 50%가 넘는 당원이 집중된 셈인데, 전당대회 초반 '영남당' 논란이 발생한 것도, 예비경선을 앞두고 '호남 비율' 논란이 일어난 이유도 이같은 지역별 당원 비율 때문이다.
각 지역 출신 인사들이 지역 당원과 더 많은 소통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만큼 TK의 주호영, PK의 조경태 등 영남권 출신 인사들의 선전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수도권 출신인 이 대표와 나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영남지역 당원들이 '출신'지역이 아닌, '인물'과 '경쟁력'을 기준으로 투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6세에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이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당원들이 전략투표에 나것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 당원은 연령대별로 20대 3.9%, 30대 7.7%, 40대 15.7%, 50대 30.6%, 60대 이상 42% 등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들은 청년층을 대변하는 이 후보보다 정치적 경륜을 갖춘 중진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나경원·주호영 등 중진 후보들이 이 대표의 '일천한 경륜'을 집중 공격한 것 역시 이같은 분석에 따른 전략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나 후보와 3.52%의 격차만 보이며 당심을 얻는 데도 성공했다.
중·장년층 이상 당원들이 민심에 역행하는 선택을 하기보다, 대통령선거에 보다 도움이 되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영남권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역에서 이준석 바람이 상당히 거셌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준석을 향한 우려가 기대로 바뀌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며 "당원들 역시 여론변화 추이를 살펴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영남당이란 이미지를 지역 당원들 역시 우려하고 있다. 이 역시 고려된 투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발생할 경우, 지난 탄핵정국 이후 고립됐던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표심이란 설명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비주류인 이 대표가 2등을 차지했다는 것에 대해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을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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