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하락하는 반면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스1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하락하는 반면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쳤지만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은행권에 수신이 몰리는 만큼 굳이 예·적금 금리를 올려 자금을 끌어모을 필요성이 없어져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은행들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만기 1년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연 0.93%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예금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연 0.75~1% 금리 비중은 지난 4월 말 기준 49.9%로 전월보다 1.9%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1~1.25% 정기예금 비중은 전월 보다 1.5%포인트 줄었다. 특히 정기예금 연 0.75% 미만 비중은 30.8%로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9일부터 ‘하나원큐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0.9%에서 0.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어 우리은행도 지난 11일부터 우리 200일 적금 기본금리를 1%에서 0.8%로 0.2%포인트 내렸다.

이는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여유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수신 금리를 인상할 요인이 없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자율이 낮아 은행에 효자 상품으로 통하는 요구불예금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534조원을 기록했던 요구불예금은 올 4월 말 626조4790억원을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17.3%(92조원) 급증했다.
서울의 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스1

반대로 움직이는 예금·대출 금리

이와 달리 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4월 말 신규 취급액 기준 2.91%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1월(2.9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은행은 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며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다. 우대금리가 줄어들수록 고객에게 최종 적용되는 금리는 높아진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이중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은 급여이체와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각각 제공했던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최대 우대금리 폭은 0.4%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0.1%포인트 줄었다.

'우리 스페셜론'은 공과금·관리비 자동이체와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제공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없앴다. '우리 신세대플러스론'도 급여이체를 하면 제공했던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항목을 없애 최대 우대금리폭이 0.1%포인트에서 아예 사라졌다.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은 급여 이체에 따른 우대금리가 0.2%에서 0.1%로 축소됐고 비대면 채널 신규 가입에 따라 제공했던 0.1%의 우대금리도 없앴다.


농협은행도 오는 16일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보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씩 하향 조정한다. NH농협은행은 공공기업과 대기업 직원 등 우량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신나는 직장인대출'과 '튼튼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를 각각 1.2%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0.2%포인트 내린다. 토지 등 주택이 아닌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의 우대금리도 1.0%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내린다.

이처럼 수신 금리와 여신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분기말 1.47%에서 4분기말 1.38%로 떨어지다 올해 1분기 1.43%로 반등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선행지표인 채권금리가 올라갔고 가계대출 급증에 따라 정책상 관리 목표가 있다 보니 우대금리가 축소되고 있다”며 “예금 금리의 경우 요구불예금이 크게 늘어 수신을 늘릴 필요성이 다소 사라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