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내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아이들의 보호막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가족' 안에서조차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이라는 특성상 은폐가 쉽고 구성원들 사이에 사회적·경제적 의존도가 높아 피해 호소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아동·청소년 강간 사건 중 22%는 가해자가 '가족'으로 드러났다.
29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9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성폭력, 성매매, 디지털성범죄 등)의 피해자 수는 3622명으로 이중 10.3%(372명)가 '가족'에게 피해를 당했다. 가족 가해자 중 친부는 1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부 101명 ▲내연남(모의 동거인) 28명 ▲형제 19명 등이다.

이 같은 가족 성폭력 범죄 중 미성년자 강간의 경우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525명의 피해자 중 115명(21.9%)이 가족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에 의한 성폭력은 오래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가해자가 가족이나 친척일 경우 범행 지속율은 56.5%이다. 피해자를 감시하기 쉽고 피해사실이 바깥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가족 내부에서 입단속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폭력 범행장소 역시 '집'이 27.8%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족 내 성범죄 피해자의 대부분은 성인이 돼 가해자로부터 독립하고 나서야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릴 용기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지난 2019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가족성폭력 피해자의 55.2%가 첫 상담을 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10년 이상이다.

가족 성폭력 공소시효 없애야… 신고까지 오래 걸려

가족성폭력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해 해당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가족성폭력의 가장 큰 문제는 '공소시효'라는 지적이다. 2007년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전면 상향 조정돼 가족성폭력 공소시효도 10년으로 늘었지만 10대 이전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10년 지나도 미성년자다. 성인이 됐더라도 가해자와 분리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가질 수 있는 양가감정(논리적으로 서로 어긋나는 표상의 결합에서 오는 혼란스러운 감정) 등으로 신고가 미뤄질 수 있기 때문. 특수성을 감안해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국회에는 가족 내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 됐다.

지난 1월 이 법안을 대표발의 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친족 성폭력 피해자는 오랜 기간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고 가해자가 사망해도 고통과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친족 성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되거나 경제적으로 독립해 가해자를 신고하려 할 때 공소시효를 배제해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