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대전지검 월성 원전 수사팀이 결국 김오수 검찰총장을 찾아갔다. 한달 넘게 승인을 얻지 못하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의 기소를 관철하기 위해서였다.
검찰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수사팀과 대검찰청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백 전 장관과 정 사장의 배임 혐의는 정 사장에게만 적용됐다. 백 전 장관 배임교사 혐의에 대해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한다.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30일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사장을 업무방해·배임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지난달 백 전 장관 기소 방침을 대검에 보고했지만 한 달 넘게 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중간간부 인사 부임 날짜인 다음 달 2일 전까지 기소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인사 이틀 전 전격 기소가 이뤄진 셈이다.
다만 수사팀 의견은 전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팀은 직권남용 혐의 외에도 백 전 장관에게 배임 교사 혐의를, 정 사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전지검 부장검사들도 지난 24일 자발적으로 부장회의를 열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노정환 신임 대전지검장은 지난 28일 김 총장에게 부장회의 결과 등을 보고했다.
노 지검장은 28일에 이어 전날(29일)과 이날까지 대검을 찾아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특히 이날은 수사팀까지 함께 김 총장을 만나 보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총장은 백 전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 적용 외에는 수사팀 의견을 전부 수용했다고 한다. 다만 백 전 장관의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에 대해선 직권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했다.
배임 혐의를 두고 대검과 수사팀이 막판까지 의견 조율을 한 이유는 국가배상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관 등이 배임 혐의로 기소되면 한수원 민간 주주들이 국가를 상대로 조기폐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정 사장은 배임 혐의가 적용됐지만 백 전 장관의 경우 김 총장이 수사심의위 소집 결정을 하면서 외부 전문가가 별도 판단을 하게 됐다.
심의위 논의 결과는 법적 귀속력이 없어 검찰이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백 전 장관에 대한 기소 여부와 관련해 이번 사건을 수사해 온 이상현 부장검사는 인사로 인해 결정에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감사원은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지난해 10월 발표하면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국민의힘 등 시민단체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검찰은 지난 2월 백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채 전 비서관의 경우 지난달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지만 검찰시민위원회에서 기각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나머지 피고발인들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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