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나는 지금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2년 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발표했을 당시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외교적 해결'에 중점을 둔 의견을 건의받고 질책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결단…소부장 독립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2년 전 일본의 기습적인 수출규제로 경제 위기감과 반일감정이 동시에 끓어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참모진들은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책'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는 일종의 '현실론'에 따른 판단이었지만, 결국은 정면 대응을 피하는 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참모진의 의견이 반영된 메시지 초안을 본 문 대통령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참모들은 대통령의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침묵 끝에 긴급 회의를 소집해 참모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며 "지금이 소부장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영영 기술독립의 길은 없을 것'이라는 지도자의 외로운 결단과 강력한 의지가 참모들에게 전해졌다"며 "그렇게하여 2년 전 '소부장 독립운동'의 방향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 '국익'이다. 산업경제적 예속을 벗어나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이루려는 노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결단과 참모들의 머뭇거림의 차이는 국민에 대한 믿음의 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자신의 결단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왜 마음에 걸리지 않았겠나"라면서 "다만 문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이겨내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어깨를 짓누르는 두려움을 이겨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수석은 "아직 가야할 길과 극복할 과제는 남아있지만,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현재 진행 중"이라며 "소부장 100대 핵심부품의 대일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고 시총 1조원 이상의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수도 13개에서 31개로 2배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국민과 함께 마침내 '소부장 독립기념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소부장 독립운동 2주년에 대통령의 통찰과 결단, 국민에 대한 믿음에 경의를 표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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