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스웨덴은 독일·덴마크와 함께 북유럽 정치 선진국으로 꼽힌다. 정치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소탈한 모습이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정치 선진국답게 청년 정치인들의 정계 진출도 활발한 편이다. 총 382명의 국회의원 중 45세 미만의 의원은 176명으로 46%에 달하고 40대 미만도 31%(120명)로 적지 않은 편이다.
뉴스1은 지난 8일 스웨덴 현직 국회의원 중 가장 어린 에바 헤르만손 의원과 약 20분가량 영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헤르만손 의원은 2018년 9월 스웨덴 총선에서 22세 나이로 당선돼 현직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강조하면서 "스카이프(Skype·화상통화 앱)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르는 이들(기성세대 정치인들)에게 미래를 전부 맡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웨덴에서의 청년정치 현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알려진 만큼 제도적으론 잘 구성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청년들이 정치를 참여하는 환경은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헤르만손 의원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
-22세의 젊은 나이로 국회의원이 됐는데 어떻게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재까지 오게 됐는지가 궁금하다.
▶그동안 꼭 정치라기보다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아버지도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많았었고 이 때문에 늘 가족들과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왜 그러는지에 대해 많은 토론을 해왔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18세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청년 조직에서 활동하다 지방 의회 위원회의 비서로 활동하게 됐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어떤 특정 직위나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기게 됐다.
항상 일하는 내내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또 재미도 있어서 지속하게 됐다. 그러다 4년 후에 22살의 나이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인으로서 힘든 부분은 선거에서 당선되는 부분이 아니라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열심히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청년들은 높은 교육비와 임대료, 취업난에 힘들어하고 있다. 스웨덴은 어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교육과 사회활동 제약이 큰 어려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로 사람들을 만나고 활발한 활동을 시작할 시기인데 이로 인해 큰 제약을 받고 있다고 본다.
이밖에는 스웨덴으로선 높은 임대료와 생활비가 청년들에겐 큰 문제이다. 많은 청년들이 대도시에 살 정도로 풍족하지 못해 부모들과 함께 사는 비율이 꽤 높다. 아울러 최근 들어 우울증은 스웨덴 청년 사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정확히 어떤 요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히 젊은 스웨덴 여성들 사이에서 많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주고 있겠지만 이것들로 인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의회 첫 연설 당시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대해 나설 것을 말했다. 나 자신도 우울증에 걸린 경험이 있고 경험자로서 이 이야기를 꺼내 이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공론화를 시켰다.
-스웨덴에서의 청년들이 정치입문에 대해 묻겠다. 스웨덴 민주당이 청년들을 영입하는 데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당신이 진출한 것처럼 청년들의 정치진출에 개방적인지 알고 싶다.
▶내가 정치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제도적으로 스웨덴의 많은 정당이 청년들의 정치에 개방적인 것은 사실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실제로 정치 활동할 수 있게 제도가 마련돼 있다. 정당 등을 통해 연설하는 방법과 토론하는 방법 또 정치적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의 정치인들이 인식이다. 이들은 젊은 사람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청년 정치인들이 게으르거나 경험이 없고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하면서다. 기성 정치인들은 젊은이들에게 정치를 맡긴다 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말한 것처럼 청년정치인으로서 기성정치인으로부터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또 비판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기성정치인들에게 청년들이 어떤 결정에 참여했을 때 어떤 나쁜 결과를 불러일으켰는지 꼽아보라고 하면 그들은 그럴때마다 조용해지곤 한다.
우리는 52세의 기성세대가 22세의 청년보다 더 많은 인생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논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52세 기성세대들이 2021년에 22살로 살고 있는 것이 어떤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 모든 일이 기술과 소셜미디어(SNS)에 영향을 받는 삶을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잣대로 우리의 인생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세상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60세가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모를 수 있지만 기성세대들도 2021년에 21살이 되는 것이 어떤지 모를 것.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논리가 지속되면 우리세대와 우리 다음세대는 정치적 무대에 설 곳을 잃게 된다. 청년세대는 가장 효과적이고 우리가 직접 내리는 정치적 결정에 의해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청년들에게 그 선택을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또 그렇다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정치에서의 과정은 종종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결정한 정책들이 5년 동안도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좋은 예로 기후 문제가 있다. 오늘날 통과시키는 기후변화 관련한 법들은 당장 영향을 주지 않을지 모른다.
정치는 사람들 간 공유하는 가치관을 통해 바람직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가치관은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고민하고 공유돼야 한다. 청년들을 돕고 싶다면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환경을 기성세대가 조성해줘야 한다. 청년세대가 살고 있는 시기에 그들이 만들어나가는 사회를 위해선 그들을 꼭 참여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무언가를 바꾸고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 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만났던 야망이 있고 이상주의적인 청년들이 정치권이나 사회운동에 들어왔을 때 희망이 없다면서 다들 떠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물론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많은 비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다른 곳에도 당신과 같은 많은 청년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결국 이를 통해 좋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세상에는 여러분과 같은 많은 훌륭한 청년들이 있고 여러분은 충분히 훌륭하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과연 '스카이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전적으로 맡겨야하는 것일까? 그 누구보다 여러분 자신을 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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