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손인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통일부 폐지론'을 두고 이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1일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겨냥하며 "논란이 생기면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거라면 기꺼이 져드리겠다"며 "그런데 이 대표는 처음부터 통일부 폐지를 얘기했을 뿐이지 북한 인권은 얘기하지 않았고, 통일부 여성에게 꽃을 나눈 것을 시비 걸었지 북한 인권을 위해 힘쓰라고 한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이 장관은 "봉숭아학당이라고 지적했는데, 이 대표야말로 총기난사"라며 "자신이 얘기하는 대로 법문이 되고 있다는 착각을 반복하면 지금부터는 자해행위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인권 감성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한다"며 "부디 자중하시길 바란다. 내일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는 터라 국민의 아픈 삶을 헤아려 저는 더 이상 이 무의미한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저에게는 어떤 형식으로 져주셔도 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 앞에서는 절대 지지 않는 통일부와 장관이 되시길 야당 입장에서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누가 우리 건물을 부수면 책임을 물어야 되고, 누군가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하면 강하게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많은 국민이 통일부에 바라는 건 부당한 것에 대한 당당함, 그리고 항상 대한민국과 국민 편에 서서 통일 문제를 바라본다는 신뢰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작은 정부론은 앞으로 보수진영 내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주요하게 다뤄질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전날에도 같은 사안으로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 장관이 "3·8 여성의날에 통일부 여성들과 꽃을 나눈 것이 재미 없다는 건지 무의미하다는 건지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 감수성은 이상하다"고 하자 이 대표는 "통일부 장관은 젠더 감수성 운운하기 전에 인권 감수성을 키우셔야 한다"고 맞받았다.
통일부 장관이 세계 여성의 날에 부처 여성 공무원에게 꽃을 선물하고 유튜브 찍는 사이 북한 여성인권 실태를 챙긴 건 탈북 여성이고 유엔이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북한 여성들은 할당제 같은 제도로 다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신매매등의 가장 근본적인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며 "이런 게 세금 받는 공무원들이 다뤄야 할 문제이고, 그걸 안하고 유튜브나 찍고 있기에 부끄러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를 겨냥해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갔다.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제1야당이 불안하다. 그들은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도 폐지하자고 주장한다"며 "어리석고 무책임한 주장이다. 국가적 과제를 안다면, 결코 내놓을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 폐지를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의문을 야기하고, 남북관계와 대외관계에 불편을 초래한다"며 "통일부는 오히려 그 업무를 확대하고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그 기복에 일희일비하며 오락가락해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저는 1980년대 초반 신문기자로서 남북관계를 취재하던 때부터 통일부 직원들의 순수한 열정과 전문성을 알고 있다. 그분들께는 좌절이 아니라 격려를 드려야 옳다"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론을 펼친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여성가족부는 그 업무를 부분조정할 필요는 있지만, 성평등 사회 구현 등 본질적 업무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최문순 강원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설익은 통일부 해체 주장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 대표가 정치적 논란거리를 통한 분열과 편가르기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공당의 대표답게 당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의안으로 제출하고 국회에서 숙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 지사는 이어 "남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경제적 타격이 심각한 강원도 입장에서 이 대표의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주장이 위험해 보이는 이유"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과연 '해경 해체' 박근혜 키즈답다"며 "박근혜 정부는 상황분석과 대책과는 상관없이 분풀이하는 식으로 해경을 해체해 버렸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박근혜 정부도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의힘도 폐지하라. 이준석 당대표도 쓸데없는 무식한 언행으로 국민들 피곤하게 하니 국민의힘 당대표 당장 사퇴하라"며 "이준석 대표, X맨 역할은 고맙소만 모르면 가만히 있으시오. 그럼 중간은 간다"고 일침했다.
고민정 의원은 전날 "이슈를 이슈로 덮으려는 수가 보인다"라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의혹을 덮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용감한 무지"라고 비판했고 전용기 의원은 "서독이 '내독관계부'를 설치해 통일에 대응했다는 진실은 어디 갔나"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뻘짓"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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