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흐름의 변동성이 커졌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배럴당 70달러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양새다.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선 유가의 급격한 변동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석유 수요 회복기대로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타며 1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산유국의 원유 정책 공조 협상 난항으로 변동성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유가가 국내 석유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닥 치던 유가, 올 들어 급상승

국제유가는 지난 1년 새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제유가는 50~60달러선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급격히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2일 기준 배럴당 각각 50.85달러, 51.90달러, 46.75달러였던 두바이유·브렌트유·서부텍사스유(WTI)는 같은 달 말인 3월31일 23.43달러, 22.74달러, 20.48달러로 주저앉았다. 4월 들어서는 20달러선이 붕괴됐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13.52달러와 19.33달러로 떨어졌고 서부텍사스유는 -37.63달러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이후 가동을 멈췄던 글로벌 공장들의 생산 재개가 이뤄지면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2~3분기 30~40달러선을 회복한 뒤 12월부터는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1월 50달러선을 회복한 국제유가는 현재 70달러선까지 올라섰다. 이달 12일 종가 기준 배럴당 ▲두바이유 73.54달러 ▲브렌트유 75.16 ▲WTI 74.10달러다.

이는 주요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5.5%에서 6%로 상향 조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3월 전망치를 5.6%에서 5.8%로 올리는 등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석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회복 전망에 따라 글로벌 투자사들이 원유선물 투자에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며 “원유의 대항마로 주목받던 미국 셰일가스 투자가 줄어들고 산유국의 증산 합의가 지연되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달러 찍을까… 변동성은 여전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최근 국제유가 100달러 전망이 현실적이라고 예측했다. 에너지기업 비톨의 러셀 하디 CEO(최고경영자)는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증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100달러 유가 시대는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언급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지속 상승해 내년 여름쯤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변동성은 여전하다. 최근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2.7배 더 높은 감염력을 지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돼 각국 정부는 다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만약 델타 변이가 우점화(점유율 50% 이상)로 새로운 팬데믹이 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석유 수요 회복이 더뎌지며 국제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OPEC+의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점도 변수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흐름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장은 “일부 에너지기업이나 투자기관에서 말하는 ‘국제유가 100달러설’은 지나치게 극단적인 전망”이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나 OPEC+ 협상 등 추가적인 변수가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흐름은 현재보단 하향평준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국제유가는 60달러대 후반~70달러 정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초 대비 현재 국제유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차기 OPEC+ 회의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등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업계 및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최근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내 석유수급 및 석유제품 가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