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방부공동취재단,김정근 기자 =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부대 내 감기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기항 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고, 간이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첫 감기 증상을 보였던 병사 A씨는 23일 국방부공동취재단과의 전화 인터뷰에 "감기 때문에 코막힘이 발생한 거라고 생각했지 코로나19는 생각을 못했다"며 "(임무 중) 배를 격리시켰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기에 감염 경로가 절대 없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A씨는 지난 2일 열이 37.2℃까지 올랐었다. 그는 "식은땀이 나고 인후통과 오한이 왔다"면서 "이틀이 지나니까 몸을 잘 못 가누고 설사·구토가 동반되서 그때는 아예 격리됐었다"고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A씨는 "의무장은 조금이라도 아프면 무조건 오라고 얘기하고, 방문하면 항상 약을 많이 챙겨줬다"며 "수액 맞히면서 하루 쉬게 하기도 하고 건강을 잘 챙겨줬다. 제가 처음 감기 증세를 보였을 때 의무실에서 받은 건 소염 진통제와 물약 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부대 내 관련 증상자는 늘어갔다. 간부 B씨는 "처음에는 조리병을 중심으로 감기 증상이 있었고, 감기가 생각보다 빨리 퍼져서 10명 넘었을 때부터는 방역대책을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감기 증상자는 계속 늘어났다"고 B씨는 전했다.
병사 C씨는 "7월10일 정도에 환자가 100명 넘었던 것으로 안다"며 "작전을 중단하고 현지에 치료 위해 입항한다고 방송했지만 현지에서 주말이라 부두 자리가 없다고 저희를 기다리게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휘부에서도 계속 자리 알아본다고 전화하고 했지만 그 사이에도 환자는 하루에도 20명씩 늘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유증상자가 점점 늘어가자 부대는 비확진자들을 격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 많았을 때 누가 음성인지 양성인지 몰라서, 한 번도 안 아팠던 사람들을 격리 시키는 것으로 조치했다"고 전했다.
다만 부대 장병들은 단순 감기로만 생각했기에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 다시 일과에 나섰다. B씨는 "3일 정도 후 온도가 정상으로 오면, 의무참모가 판단해 감기에서 나았다고 생각하고 해제시켰다"며 "처음에 조리 쪽에서 증상 호소하는 사람들 있었지만, 1주일 정도 뒤에 증상이 나아지고 다시 요리를 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감염이 빠르게 퍼진 배경엔 함정의 3밀(밀폐·밀집·밀접) 특성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B씨는 "화장실과 식당, 침실 등을 같이 사용하니깐 빠르게 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청해부대 승조원들은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다. 40여명의 감기 증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간이검사 결과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청해부대 소속 병사 C씨는 "저를 포함해 모든 장병들이 검사 키트로 검사를 하고 피도 뽑았지만 모두 음성이었다"며 코로나19 확진을 의심하지 않았던 배경을 설명했다.
청해부대 승조원들은 감염 경로가 식자재 유입 과정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청해부대는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아프리카 해역 인근 기항지에서 군수물자를 옮겼고, 이튿날 A씨가 처음으로 감기 증상을 보였다.
B씨는 "외부인 접촉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식자재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부식 포장 상태도 부실했는데 그걸 통해서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간부 D씨는 "그전에는 크레인을 통해 배에 (물품을) 집어넣고 방역을 했는데, 마지막 기항때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크레인 없이 육상에 방역복을 착용한 상태로 대원들이 나갔다"며 마지막 기항지에서의 감염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
배를 두고 귀국하는 수송기에 오를 당시 장병들은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과 관련 D씨는 "장병들끼리 '음성자들만 한국에 보내자, 양성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니 배를 몰고 갈 수 있다'면서 울기도 했다"며 "지휘관과 부함장은 무선으로 지시했고 함장도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버텼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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