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기업 가운데 주식시장에 상장된 6개 기업의 올 상반기 결산 결과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3곳이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음에도 국내 시공능력평가(시평) 순위 기준 10대 대형건설업체들의 실적은 대체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사업장 공사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국내 공공공사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 시공 도급으로 유지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기업 가운데 주식시장에 상장된 6개 기업의 올 상반기 결산 결과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3곳뿐이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실적이 나빴지만 상사·패션부문 실적으로 상쇄했고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사효과여서 실질적으로는 대우건설만 영업이익이 성장한 셈이다. 영업이익률은 삼성물산이 4.6%로 가장 낮고 HDC현대산업개발은 15.6%로 가장 높았다.
2018~2020년 상장건설기업 영업이익률. /그래픽=김영찬 기자

삼성·GS, 매출·영업익 동반하락

삼성과 GS는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감소했다. 삼성은 매출 5조4340억원, 영업이익 24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0.9%, 8.8% 감소한 수치다. 경기 평택 반도체 2기,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되고 신규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이 맞물리며 일부 매출이 실적에 인식되지 않았다는 게 삼성의 분석이다. 건설과 같은 수주산업은 장기간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특성상 수주와 착공, 준공 등의 사업 단계에 따라 매출 인식 시점이 다르다.

GS건설도 매출 4조2460억원, 영업이익 30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4.9%, 10.1% 줄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올 상반기 진행한 인적 구조조정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 GS건설은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일회성 비용 약 1000억원을 반영했다.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사업 현장에서 본드콜(Bond Call·계약이행보증금 청구)이 발생, 매출 차감을 반영했다. 본드콜은 해외 공사에서 공기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 등이 발생했을 때 발주처가 계약이행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반기 삼성과 GS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4%, 7.3%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물산 2~3%대, GS건설 7~8%다.

현대건설 이익 증가, 알고 보니?

업계 2위 현대건설은 상반기 결산 결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다만 지난해 실적이 하락한 데 따른 반사효과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6.1% 급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현장 관리비용이 추가됐고 미래 손실 부분을 장부에 선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8조53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1% 증가한 34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차감은 GS건설과 같은 현장에서 발생한 본드콜의 영향이다. 영업이익률은 4.9%를 기록했는데 2018~2020년 5%대에서 3%대로 낮아졌다가 다시 일부 회복한 결과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신규 수주는 18조3904억원을 기록해 6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연간 목표의 72.4%를 달성했다. 전체 수주액의 절반인 9조1718억원의 일감을 주택·건축사업에서 따냈다. 하반기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6개 기업의 상반기 신규 수주는 ▲현대건설 18조3904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7조5140억원 ▲대우건설 4조9195억원 ▲GS건설 4조7979억원 ▲HDC현산 4조180억원 ▲DL이앤씨 3조2744억원 순이다.

현대건설의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건축 사업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65.9%를 차지했다. GS건설도 주택·건축 매출이 65.8%로 거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두 회사의 주택·건축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99.4%, 108.2%를 나타내 GS건설의 경우 주택·건설과 인프라만 영업이익이 나고 신사업·플랜트·에너지·기타사업 모두 적자가 발생했다.
DL이앤씨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상장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올 초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기업분할을 단행한 DL이앤씨는 지난해 상반기 4조2835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3조6219억원으로 15.5%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529억원에서 4288억원으로 22.5% 축소됐다. /사진=장동규 기자

DL이앤씨, 기업분할 후 실적 급감

올해 기업분할 영향으로 시평 순위 3위에서 8위로 내려앉은 DL이앤씨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상장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올 초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기업분할을 단행한 DL이앤씨는 지난해 상반기 4조2835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3조6219억원으로 15.5%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529억원에서 4288억원으로 22.5% 축소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석유화학사업 분리를 감안할 때 전체적인 영업이익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인 11.4%를 기록, HDC현산과 함께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상장 건설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겼다. DL이앤씨는 2019년 이후 계속 1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DL이앤씨와 HDC현산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주로 시공 이윤에 의존하던 사업구조를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디벨로퍼(시행)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주가 제고에 유리하도록 수익률을 높이고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사업 발굴 ▲기획 ▲지분투자▲금융조달 ▲건설 ▲운영 등 사업 전 과정을 담당하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로 변화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올 상반기 주택사업 신규 수주 1조4945억원 가운데 자체사업이 7396억원에 달했다. 자체사업 수주는 2020년 상반기 1701억원에서 334.8% 늘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시평 5위로 복귀했다. 중견건설업체 중흥건설그룹과의 M&A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한 4조1464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HDC현산, 영업이익률 좋지만 이익 ↓

HDC현산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대 하락률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3.3% 줄어든 1조5070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2233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상장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15.6%에 달했다. 최근 3년 영업이익률도 11~15%대를 기록했다.

6개 상장건설기업 가운데 그나마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평가받는 대우건설은 올해 시평 5위로 복귀했다. 중견건설업체 중흥건설그룹과의 M&A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한 4조14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전체 목표치인 9조8000억원의 42.3%에 해당된다. 통상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실적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우건설의 올 한해 매출은 목표치를 상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상반기 매출액은 ▲주택·건축 2조8189억원 ▲토목 6291억원 ▲플랜트 4268억원 ▲기타 2716억원 등의 순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7% 증가한 4217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은 상장건설기업 중 상위권인 9.6%를 기록했다.

최상호 대한건설협회 진흥본부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가 강화돼 시공 이윤 등 수익 증가에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엔 건설업계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기존에 확보한 수주 잔고에 따라 매출이 인식되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인·허가 실적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어서 준공(입주)이 이뤄지는 3년 안팎 동안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