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0년 8월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5/뉴스1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8·15 광복절을 맞아 일본 정부를 향해 "우리 정부는 양국 현안은 물론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한일 양국은, 국교 정상화 이후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분업과 협력을 통한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다. 앞으로 양국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해방 다음 날인 1945년 8월16일 민족 지도자 안재홍 선생의 '삼천만 동포에게 드리는 방송 연설'을 언급,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며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로잡아야 할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며, 이웃 나라다운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독일의 통일 모델을 거론하며 남북이 공존하는 '한반도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라며 "그 1년 전인 1990년, 동독과 서독은 45년의 분단을 끝내고 통일을 이뤘다. 동독과 서독은 신의와 선의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았고, 보편주의, 다원주의, 공존공영을 추구하는 '독일모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게 분단은 성장과 번영의 가장 큰 걸림돌인 동시에 항구적 평화를 가로막는 강고한 장벽"이라며 "우리도 이 장벽을 걷어낼 수 있다. 비록 통일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남북이 공존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통해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는 '한반도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제76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5관 나라되찾기관'에서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지난해 말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와 관련해서도 "정보공유와 의료방역 물품 공동비축, 코로나 대응인력 공동 훈련 등 협력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를 공고하게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남과 북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된다. 특히, 대한민국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고, 사실상의 섬나라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연결될 때 누릴 수 있는 이익은 막대하다"며 "우리가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한반도 평화를 꿈꾼다면, 우리의 상상력은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를 넘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선진국 지위로 격상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강조하며 앞으로 이뤄나가야 할 '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유엔무역개발회의(6월21일~7월2일)는 만장일치로 개발도상국 중 최초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격상했다"며 "이제 선진국이 된 우리는 다시 꿈을 꾼다. 평화롭고 품격 있는 선진국이 되고 싶은 꿈이다. 국제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는 나라가 되고자 하는 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강인한 '상생과 협력의 힘'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 위기와 관련해선 "어느 선진국보다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4차 유행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며 "백신 접종도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며,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를 두텁게 보상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의 고용기회를 늘리는데 있는 힘을 다하겠다"며 "저소득층 생계지원을 확대하여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 회복을 이루겠다"고 역설했다.

제76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태극광장을 걷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어 "대한민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상생협력을 이끄는 가교 국가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Δ백신 허브 국가 도약 Δ반도체·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 확대 Δ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등 세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 한미 백신 파트너십 등에 기반해 인류 공동의 감염병 위기극복에 앞장설 것"이라며 "지난 5일 출범한 '글로벌 백신 허브 추진위원회'가 중심이 돼 백신 원부자재 개발부터 수급까지 집중 지원하겠다.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백신을 상용화하는데 정부가 기업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은 우리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며 "기술격차를 더욱 벌려 글로벌 선도기지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기후위기 대응에선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올해 안에 실현가능한 2030년 감축목표를 공약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 76주년을 맞아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봉환되는 점을 거론하면서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고려인 동포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느끼게 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날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꿀 차례다. 그 꿈을 향해 국민 모두가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