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올해 11월 30일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파트 집단대출도 포함된다. 신용대출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최고 한도를 연소득 이내, 최대 1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에 따라 농협은행이 연초 당국에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6%'를 초과한 데 따른 것이다. 농협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 말 기준 전년대비 7.1%를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 전세자금대출의 신청 취소분이 발생하면 일부 취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SC제일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일부 변동금리 상품의 신규 승인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0.2~0.3%포인트(P) 낮춘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대출 중단이나 한도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에 분양계약이나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대출 약정이 이뤄졌으면 예정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불가피하게 대출이 실행되지 않아도 타은행으로 전환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동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은 "신규 대출만 중단되는 것이어서 기존 분양자나 계약자에겐 피해가 가지 않을 예정"이라며 "불가피하게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경우가 발생해도 대출 여유분이 있는 은행이 아직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1·2위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율이 아직 높지 않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각각 2.5%, 2.2%다. 그럼에도 금융권은 신규 대출을 중단시키는 데 따른 피해가 없을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집 마련을 대기 중인 실수요 대출 예정자들이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