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박재우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대사관 등 우리 정부·기관과 관련된 업무에 함께했던 현지인과 가족 등 378명이 26일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이들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와 가족은 이날 오후 4시24분쯤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 앞서 경유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한지 11시간17분여 만이다.
이들 아프간인은 수송기에서 내리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뒤 공항 밖 임시생활시설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며, 진단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온 경우엔 충북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하게 된다.
관계 당국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아프간인에 대해선 증상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그동안 현지 우리 대사관과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사무소, 그리고 2011~14년 우리 정부가 운영한 아프간 지방재건팀(RPT) 및 현지 한국병원·직업훈련원에서 일했거나 관련 업무를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직업별로는 의료와 정보기술(IT)·통역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 인력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이송 대상 아프간인 391명 전원을 놓고 봤을 땐 10세 이하 어린이가 180여명으로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5세 이하 영유아가 100여명이나 된다.
당초 우리 정부에 '한국행' 의사를 전해온 아프간인 조력자와 가족은 총 427명에 이르렀으나, 우리 군 수송기 탑승을 위해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 집결하는 과정에서 36명이 영국 등 제3국행 또는 현지 잔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76가구 391명의 아프간인의 한국행이 결정됐다고 한다.
단, 이날 KC-330 수송기편으로 입국한 73가구 378명을 제외한 3가구 13명의 아프간인은 파키스탄 주재 우리 대사관의 보호 아래 현재 이슬라마바드에서 휴식을 취하며 대기 중이다.
이들 13명의 아프간인은 추후 우리 공군의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를 이용해 우리나라로 향할 전망이다. 국방부도 이들에 대해 "군 수송기편이 준비되는 대로 한국으로 이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7일 이들 역시 입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이번 아프간인 수송 작전(작전명 '미라클'(기적))에 KC-330 수송기 1대와 C-130J 수송기 2대 등 모두 3대의 군용 수송기를 투입했다.
탑승 인원은 여객기(에어버스 A330)을 개조해 만든 KC-330은 최대 300여명, 그리고 전술 수송기인 C-130J는 대당 120여명 정도다.
그러나 군 당국은 Δ국내 이송 대상 아프간인들이 대부분 가족 단위 구성원들인 데다 Δ영유아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점 등을 감안, 이번 작전에 투입된 우리 군 특수임무단(총 66명)의 기내 좌석까지 내주면서 KC-330에 378명의 아프간인을 태웠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이날 우리나라에 도착한 아프간인들은 최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간을 재장악에 따라 신변위협을 느껴 현지 우리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이들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이달 23일 KC-330 등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했다.
1990년대 아프간을 통치한 탈레반은 2001년 미국발 '테러와의 전쟁' 및 2002년 과도정부 수립을 계기로 몰락했었으나, 최근 미군의 아프간 철군을 계기로 아프간을 다시 장악하면서 "그동안 미국 등 서방국가에 협조했던 사람들을 색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당초 민간 여객기를 이용해 이들 아프간인 조력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현지 치안 상황 악화로 민항기가 더 이상 카불 국제공항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
인재개발원에 입소하는 아프간인들은 이곳에서 6~8주가량 머물며 국내 체류 등에 필요한 교육과 관련 행정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에게 최장 체류기간 90일인 단기방문(C-3)비자를 우선 발급해준 상태다. 정부는 앞으로 이들의 체류기간 연장에 필요한 법령(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또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 가운데 영유아를 포함한 10대 이하 어린이들의 비중이 큰 점을 감안, 교육부 등 관계부처를 통해 이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라고 부르며,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등을 감안해 국내 수용 방침을 결정했다"(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고 설명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