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정부가 10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역체계로 재편 방침을 세웠다. 성인 80%, 고령층 90% 예방접종 완료가 전제 조건이다. 해외 일부 국가에선 이 같은 '위드 코로나' 체계를 시행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좋은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 해외 상황은 어떤지, 우리는 어떠한 공존책을 마련해야 할지, 실제 일상복귀는 가능할지 등을 총 3회의 기획기사로 진단해본다.

싱가포르.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정부가 오는 10월말 전국민 80%의 2차접종 완료를 목표로 코로나19 예방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 수치를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공존)' 방역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고령층 접종률 90% 이상도 추가 조건인데, 이는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고려하는 이유는 사실상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완전한 박멸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예방접종률이 높아질 수록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감소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만큼, 앞으로 면역력을 높게 유지하며 확진자 동선파악보단 치료 중심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일부 의견에 공감한 것이다.


이를 위해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가 모범국가 사례로서 주목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현재 예방접종 완료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80%에 육박했는데도 신중한 방역완화 정책을 펼쳐 치명률을 독감 수준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영국'은 대표적인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국가로 꼽힌다. 영국은 70%에 가까운 높은 접종 완료율을 보이고 있지만, 싱가포르와 달리 급격한 방역완화 탓에 하루 확진자가 2만명대에 달하는 등 재확산세를 겪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 앞서 해외 사례를 충분히 참고해 방역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5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와 영국 글로벌 데이터 단체인 '우리의 세계 통계(Our world in data)'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9월 1일(현지시간) 기준 누적 확진자 6만7800명 중 사망자 55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치명률은 독감 수준(0.1%)보다 낮은 0.08%가 된다. 치명률 집계가 어려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전세계 최저치다.


접종완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외 통계 데이터상 지난 8월 30일 기준, 싱가포르의 1~2차 접종완료율은 77.7%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보다 하루 전에 8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치명률이 낮은 이유는 높은 접종률 때문만은 아니다. 신중한 방역 완화책을 펼쳤던 게 시너지 효과를 줬다는 해석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6월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독감처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를 천명했다. 이에 확진자 동선 추적을 중단하고, 중환자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재택치료도 확대했다. 당시 1차 접종률은 70%, 접종완료율 50%정도일 때다.

앞서 우리 정부가 9월말 1차 접종률 70%, 접종완료율 50%를 달성할 때 위드 코로나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것만 봐도 싱가포르 행보가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8월 8일 들어 2차 접종률도 70%를 기록하면서 8월 10일부터 방역조치를 한 단계씩 완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1차 접종률은 79%에 달했다.

싱가포르는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번거로운 백신 예약제를 폐지하고, 누구나 예약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 사적모임을 2명까지로 제한했던 것을 백신 접종 완료자는 최대 5명까지 외식을 할 수 있게 풀었다. 9월에 백신 2차 접종률 80%를 달성시 모임 제한 기준을 더 완화하고 여행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은 아직 의무로 남겨뒀다.

싱가포르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7월 중순 100명을 넘어섰다가 8월 들어 100명 아래로 내려간 뒤 최근 200명을 넘어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긴 하다. 다만 치명률은 0.1%를 밑 돌아 뚜렷한 예방접종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치명률 0.9%과 단순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국. © AFP=뉴스1

영국의 사례도 상당히 중요해졌다. 영국은 2차 접종완료율이 50%를 넘으면서 지난 7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성적은 싱가포르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올 상반기만해도 1% 아래였던 치명률이 최근 1.9%로 올랐다. 그 만큼 확진자도 다시 급증했다. 일일 확진자는 예방접종이 본격화됐던 올 1월 6만명대에서 5월 1000명대로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크게 증가해 지난 8월 30일 기준 2만6227명을 찍었다.

갑작스러운 방역완화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모임 제한 등을 전면 완화했다가 일부 전문가들의 반대로 결국 다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점이 피로도가 높은 영국의 방역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킨 셈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달 26일 "영국이나 이스라엘 사례를 보면, 접종률이 높아졌음에도 확진자가 현격히 줄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며 "완전 접종률이 70%를 넘어갈 때 거리두기를 완화한 게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이를 감안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성인 접종완료율 80%, 고령층 접종완료율 90% 이상일때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유도 해외사례를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 시점이 10월말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기준이 충족돼더라도 방역완화는 단계적으로 조금씩 이뤄질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달 27일 "(위드 코로나의) 전제 조건이 되는 예방접종률을 최대한 10월 말까지 끌어올리고, 방역 및 역학·의료대응을 체계화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해야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더라도, 즉시 거리두기나 방역수칙을 완화할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방역전략을 전환해도 어느 정도 거리두기나 방역수칙을 완화할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제일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하는 개인방역수칙일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현재 거리두기가 효과에 비해 사회 경제적 피해가 커, 방역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도 단계적 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윤 교수는 "무조건 하루 아침에 바꾸자는 것이 아니고 점진적으로 단계를 밟아 나가자는 것"이라며 "거리두기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대신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 등은 기존 그대로 다 진행하되 급할때만 부분적으로만 짧게 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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