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법과 금융사 제재 등 금융 관련 사항을 사전검토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로 넘기는 금융위 '안건소위원회(안건소위)'가 '밀실회의'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사 제재 안건들이 길게는 반년 이상 답보상태로 머물러 있어 조속한 처리와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국민의힘·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금융위 안건소위 부의 안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 8월까지 금감원에서 금융위 안건소위로 올린 안건 중 2회 이상 부의된 안건은 총 37건이다.
금융위원회는 주요 금융 관련 안건을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9명이 참석하는 정례회의에서 의결하는데 안건이 많거나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금융위 내 안건소위에서 사전 조율해 정례회의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의 횟수는 2회 29건, 3회 7건, 6회 1건이었으며 기간별로는 1달 이상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안건소위에서 검토 완료까지 204일이 걸린 안건은 3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안건소위에서 검토 중인 안건은 8건으로, 여기에는 라임펀드와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를 일으킨 금융사 제재안 등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펀드 판매 3사(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에 대한 금감원 제제안이 안건소위에 처음 부의된 시기는 올해 2월26일로 그동안 총 3차례 논의됐지만 30일 기준 217일이 지나도록 검토되지 않았다.
디스커버리 펀드사(디스커브리자산운용)에 대한 제제안도 지난 6월18일에 최초 부의됐지만 2차례 논의 후 105일째 검토 중이다. 삼성생명의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건에 대한 제재 안건 역시 6차례나 논의됐지만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강민국 의원은 이같은 안건처리 지연에 대해 "안건소위의 구성원과 투명성이 결여된 비합리적 운영방식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밀실회의'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안건소위의 구성원은 단 4명(금융위원회 상임위원 2인, 비상임위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전체 금융기관 검사와 제재 등을 사전검토해 사실상의 처리 방향을 결정하는데도 회의 관련 모든 것들이 비공개에 회의록 조차 없다"며 "안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제재 대상 금융회사의 로비 개연성은 높아지며, 실제 금융사 법률대리인인 로펌에는 금융위 출신 전관들도 다수 재직하고 있어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를 본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안건의 조속한 처리와 안건소위 회의록 작성 및 공개 등 운영의 투명성 강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