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번스 미국 CIA 국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북미 대화에 집중적으로 관여했던 '코리아미션센터'를 사실상 해체하고 '중국미션센터'를 신설하며 북한 사안이 후순위로 밀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기 말 문재인 정부가 대북제재 완화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초점을 맞추며 한미 간 미묘한 '이견'이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서다.
CIA는 지난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을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대한 위협'로 명명하며 중국미션센터 출범 소식을 알렸다. 센터 출범은 중국 관련 첩보 기관 업무를 통합하는 목적이 있다고 한다.

CIA는 동시에 코리아미션센터와 이란미션센터는 각각 일본 등을 담당하는 동아시아와 근동아시아국으로 흡수된다고 했다.


CIA는 '도발적인 북한' '적대적인 이란'에도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북한 담당 별도 조직이 없어짐에 따라 무게도와 집중도가 과거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제기된다.

코리아미션센터는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초대 CIA 국장으로 임명된 마이크 폼페이오가 만들었던 조직이다. 당시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사안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코리아미션센터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 무드' 조성된 때는 북미 대화를 위한 물밑 조율에 깊이 관여해 왔다.


하지만 코라이미션센터는 사실상 2019년 2월 빈손으로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 즉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간 교착국면이 장기화되며 조금씩 '존재감'을 잃어 왔다는 평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2월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를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월 출범한 이후 대(對) 중국 견제와 이를 위한 '동맹네트워크 확대'에 외교 역량을 쏟아 부으며 그에 따른 조직 개편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연이은 대화 제의에도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대북 적대정책 선 철회'라는 입장을 거두고 있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측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를 지속하고 있고, '레드라인'(도발저지선)을 넘지 않는 정세가 지속된다는 측면에서 일단 상황 관리에 힘을 실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도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련의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을 비롯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해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필두로 대북제재 유예·해제 고려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정 장관은 '스냅백'(위반 시 제재 복원)이라는 일종의 '안전장치'를 걸었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불협화음이 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평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한국국제교류재단·재외동포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일부에서는 바이든호가 이번 CIA 중국미션센터 신설 등 대중견제 구상에 속도를 더욱 붙이고 있고, 반면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견지 중인 한국이 대북문제에 대해 '보폭'을 맞추지 않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한미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이 같은 관측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조치 중 하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미 간 '엇박자' 우려가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중국미션센터 신설 사안과는 별개로 경고의 목소리를 내놨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CIA 중국미션센터 신설은 좀 더 중국 사안에 전문적으로 집중하며 동시에 큰 틀에서 한반도 문제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대북제재 완화 등 최근 한미간 불협화음 요소가 감지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런 틈을 북한과 중국이 비집고 들어와서 한미를 이간시키려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코리아미션센터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한의 도발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일종의 태스크포스(TF) 성격이 강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ICBM 발사 등은 하지 않고 중국이 최우선 과제이니까 이번 중국미션센터 신설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이 북한을 등한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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