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사거리에 집결해 피켓을 들고 '5인 미만 사업장 차별‧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국내 고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노사 간 힘의 균형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 등 지속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성공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단행, 고용지표를 크게 개선시킨 독일 등 주요 국가의 노동정책과 시사점을 분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2003~2005년 독일 슈뢰더 정부는 하르츠 개혁을 단행해 해고제한법 적용제외 사업장을 기존 5인 이하에서 10인 이하로 확대했고 파견기간의 상한(2년)을 폐지했다.


이후 2006년 메르켈 정부 들어 해고제한법 적용제외 사업장을 20인 이하로 확대했고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 업무량이 많을 때 근로시간 초과분을 적립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할 수 있도록해 근로시간을 유연화 하는 등 노동개혁의 기조를 이어나갔다.

노동시장 유연성 점수(최대 10점)는 하르츠 개혁 시작 시기인 2003년 3.5점에서 2019년 7.5점으로 큰 폭 상승했다. 그 결과 독일의 고용률은 2003년 64.6%에서 2019년 76.7%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실업률은 9.4%에서 3.2%로 감소했다.

파견규제 완화로 인해 2003년 32만7000명이었던 파견근로자 수가 2018년 100만1000명으로 3.1배 증가하며 인력운용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영국은 1979~1990년 대처 정부가 기업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무리한 파업관행을 막기 위해 노조의 과도한 단체활동을 개혁했다. 다른 노조의 파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동정파업과 노동조합원만을 채용하기로 정한 클로즈드숍 조항을 불법화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2010~2016년 캐머런 정부에서 돌발‧장기파업을 제한하기 위해 파업 전 찬반투표시 투표용지 내 파업기간을 명시하도록 했고 파업 사전 통지기간을 7일에서 14일로 확대하는 등 엄격한 절차를 마련해 나갔다.

그 결과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연평균 기준 1976~1979년 캘러핸 정부 기간 1307.6만일에서 1979~1990년 대처 정부 기간 862.6만일로 감소했고 2010~2016년 캐머런 정부 들어 53.3만일로 대폭 줄었다.
노동시장 유연성 점수도 1980년 6.7점에서 2916년 8.4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기업의 고용여건도 개선돼 영국의 고용률은 1984년 65.9%에서 2016년 73.8%로 올랐고 실업률은 1984년 11.9%에서 2016년 5.0%로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노동경직성을 강화하는 노동정책들이 다수 도입됐다. 2017년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기업의 노동비용 부담은 증가했고 인력운용의 자율성이 제한됐다.
지난 7월에는 해고자‧실업자 노조가입 허용, 비종사자 사업장 출입 허용 등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는 노조 단결권 강화 정책이 시행됐다.

그 결과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점수는 2019년 기준 4.8점으로 노동개혁 성공 3개국의 평균인 7.8점을 하회했고 고용률은 66.8%로 3개국 평균인 76.8%보다 10.0%포인트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노동개혁 성공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반대로 노동시장 경직성을 강화시키는 정책들을 전개해왔다”며 “국내 고용을 개선하려면 노사균형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 노동경직성 완화 등 지속적인 노동시장 구조 개혁으로 기업의 고용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