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K종합건설은 제주도에 주택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보험사로부터 조달했다. 당초 계획은 거래가 있었던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었지만 막상 알아보니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은 보험사였기 때문이다. K종합건설 대표는 “보험사에서 빌리는 게 이율 등 조건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형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손해보험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와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자산을 운용할 투자처 찾기가 힘들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부동산PF 규모를 늘리려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최근 부동산PF·투자심사 전문가를 채용하며 가계대출 감소분 만회에 나섰다.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의 부동산PF 강화는 다른 손해보험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부동산PF·투자심사 전문가 모집에 나섰다. 국내외 부동산 관련 투자·지분투자 딜소싱, 대체투자 심사 등 업무를 맡을 예정이며 투자 관련 업무·회계법인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채용 중이다. 그동안 현대해상의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부동산PF 비중은 미미했다. 부동산PF는 주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진행해 왔다.
현대해상이 부동산 PF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기준금리가 0.75%인 저금리 상황에서 역마진을 피할 수 없어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체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가계대출 한도를 소진했고 내년에도 이어질 가계대출 추가 규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건설업계는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반가운 눈치다. 보험사들이 은행 수준으로 경쟁력 있는 금리, 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실이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PF 대출금리는 보험사가 평균 3.24%로 가장 낮았고, 상호금융(3.47%), 여전사(4.59%), 증권사(5.78%), 저축은행(6.91%) 순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36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7조1000억원(24.2%) 증가해 전반적인 기업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PF 등 대체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취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기업들의 자금 활용과 대체 투자 영향으로 늘어났다”며 “가계대출은 대출 발생량은 많았으나 신용대출을 받고 공모주나 주식 투자로 활용했다 금방 갚는 방식이 많이 이뤄져 잔액으로는 크게 늘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PF 확대가 자칫 보험사의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PF 등 대체투자는 요구자본(신용위험액)이 경기침체·자산부실화 등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타 자산 대비 높아 추가로 쌓아야 할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대출의 경우 특정 부동산을 담보로 사업주체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연체율 증가 또는 부실이 발생할 경우 건전성이 크게 하락할 위험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체투자는 대부분 장기보유 목적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당장 손실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향후 연체율 상승과 부실이 발생할 경우 자본적정성이 하락할 위험이 존재한다"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