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임기 말 문재인 정부가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이다.
아직 한미 간 '시각차'를 좁히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국이 극도로 민감해 하는 대만 사안이 다시 부상 하고 있어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7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미군이 훈련을 목적으로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규모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대만에서 미군을 공식적으로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당시 미군과 대만간 '상호방위조약'도 파기됐다.
대만 사안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타국에서 거론 되는 것 조차도 불쾌해하는 '최대 외교 사안'이다.
그간 대만에 일부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정황과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중국이 관련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차이잉원 총통의 이날 미 언론을 상대로 한 '공론화'는 향후 미중간 패권 경쟁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와 관련된 질문에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에 전념하고 있다"며 발언 수위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곧장 불쾌감을 드러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미국과 대만 간 어떤 형태로든 공식 교류와 군사 접촉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또 미국의 중국 내정 간섭과 문제를 일으키는 시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화 복귀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이중기준 철폐'를 내걸며 미국의 '구체적 제안'에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고 않으면서 북미대화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문제 급부상으로 미국의 동북아 정책의 초점이 한반도에서 대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만큼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한반도 사안에 대한 미국의 '외교 집중력 저하' 그리고 미중경쟁이 심화될수록 중국의 '북한 문제 비협조' 행보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대만 문제 부각은 미국의 한반도 문제 대응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 정부가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 베이징 올림픽 계기 어게인 평창 등의 큰 그림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아울러 미중 갈등이 높아지면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의 협력의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봐야한다"며 "중국은 어떻게든 북한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미국은 현 상황에서 시간을 일단 두고 중국과의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정리 및 가닥이 잡히면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며 "지금은 북중관계도 좋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대화로 견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안 되는 일에 투자하기 보다는 더 중요한 일에 역량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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