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문재인 대통령.©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임기 말 문재인 정부가 대북 '러브콜' 총력전에 나섰다.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을 비롯해 교황 방북, 그리고 남북 산림협력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임기 초부터 남북관계 개선에 외교 역량을 집중한 정부로서 외교성과에 있어 의미 있는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는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남북한 산림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고 문 대통령이 다목적 포석을 두고 굉장히 좋은 제안을 한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과 남북, 북미관계 개선과 협상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산림협력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합의한 바 있는 의제다. 남북은 그해 10월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두 차례 가지고 산림 병충해 공동 방제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며 관련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산림협력 발언은 기존에 마무리 되지 못한 아이디어에 재차 힘을 실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도 그 중 하나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에 종전선언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 전, 2018년과 작년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는 북한 입장에서 종전선언이 체제보장 차원에서 '미국의 약속'이라는 신뢰 조치 중 하나로 한반도 비핵화 추진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재 종전선언 구상을 두고 정부는 '순서·시기·조건'에 대해 미국과의 '시각차' 해소에 몰두 하고 있다. 진전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은 '종전선언 문안'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 또한 북한의 호응이 전제돼야 한다는 '변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DMZ 철조망 십자가를 선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들었다"며 십자가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10.30/뉴스1

교황 방북 재추진도 같은 사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 면담에서 교황의 방북을 공식 제안했다. 교황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측의 초청이 오면 기꺼이 가겠다는 답을 내놨다.
교황의 방북 건은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어오던 지난 2018년에도 화두가 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열렬히 환영하겠다' 했고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을 자처한 것. 교황도 이번처럼 초청이 있으면 가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북측의 초대장은 끝내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북한이 호응할지가 관건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동시에 '대북 적대정책·이중잣대 철폐'라는 선결 조건을 내걸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측은 북한산 광물 수출 재개와 정제유 수입 제한 철폐 등의 대북제재 해제, 한미연합 군사훈련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미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북한도 우리 정부의 처지를 알고 있고, 사실상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임기 말에 문재인 정부는 그간 심혈을 기울여 왔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실패한 정책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며 "하지만 종전선언, 산림협력 등 김 위원장이 탐탁하게 생각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어떻게 보면 우리 정부가 굉장히 조급해 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 북한이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남북 간 대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대화를 하느냐이다. 비핵화가 이뤄지는 대화가 돼야 하는데 지금 북한이 보여주는 태도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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