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 모두 일상회복, 위드코로나에 따른 방역완화와 기대감으로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세는 불가피하다고 보는 가운데 수리학자의 예측은 방역 현장 분위기와 사뭇 다른 것으로 4일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하루 확진자가 이번 주 2000명대 중반을 유지하다 이달 내 3000명, 5000명을 넘을 것이라고 본 반면, 코로나19 수리모델링 연구진들은 2200~2600명대를 유지하거나 2000명 아래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감염 재생산지수·예방접종 완료율·이동량 추이·위중증 환자 재원일 수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상당히 많아져 예측,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예측치를 막론하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진자는 증가할 수 있다"며 방역·의료가 확산세를 감당할 수 있도록 빨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전문가 "확진자 증가 불가피"…모델링 결과 편차 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주간(10월 29일~11월 4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2082.1명으로 전날 하루평균치(10월 28일~11월 3일) 2030.4명보다 51.7명 늘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482명으로 역대 일곱번째로 많은 규모다.
확진자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지난주(10월 25일~31일) 전국 1.06이었고, 고속도로 통행량은 1.5%, 신용카드 매출액도 6.2% 증가하는 등 관련 지표가 모두 상승했다.
아울러 당국은 초기 백신 접종자들의 면역효과가 떨어졌고, 겨울로 접어드는 요인들로 확진자가 불가피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의 의료체계가 감당할 일일 확진자는 '5000명'이라고 밝혀왔는데, 감염병 전문가들은 조만간 "3000~5000명 발생할 것"이라며 일제히 우려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1.2로만 올라도 확진자가 다음주 3500명, 그 다음 주는 5000명, 그 다음 주 7500명 이상 나온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정부에 따르면 5000명을 우리 의료체계가 받쳐줄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 속도면 4000~5000명 훨씬 넘는다"며 "긴장감이 금세 풀렸는데 이번 연말연시가 고비다. 정부가 국민에 방역의 책임을 전해야 한다. 이러다 위드 코로나는 중간에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가 협업 중인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테스크포스(TF)가 위드코로나 시행 3일차이며, 2667명이라는 역대 네번째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한 3일 상황을 기준으로 낸 '확산 예측 보고서'는 정부와 감염병 전문가의 우려와는 사뭇 다른 결과로 드러났다.
우선 보고서를 제출한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연구원 교수팀은 감염재생산 지수를 1.15로 계산하고 현행 거리두기 정책과 백신 접종률을 반영해 오는 10일 하루 확진자가 2276명, 17일에는 2568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정은옥 건국대학교 수학과 교수팀은 감염재생산 지수를 1.1로 놓고 현 확산이 유지되면 17일 하루 확진자가 1903명 나올 것으로 분석했다. 3일을 기준으로 4주 후인 12월 1일 1758명, 12월 31일에는 1117명으로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이창형 교수팀과 정은옥 교수팀의 결과를 단순 비교해보면 결국 감염재생산지수에 따라 예측 값이 큰 차이를 보였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인원을 말한다. 방역당국은 주간 단위로 감염재생산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전주 대비 이번주 일평균 확진자가 많으면 감염재생산지수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는 1.03이었다. 이번 주 들어 확진자 규모는 전주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다. 그만큼 감염재생산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확진자 전망은 더 비관적일 수 있다.
◇ '국민심리' 등 변수들 많아 예측 어려워…당국, '균형점' 기대
방역 전문가의 우려와 수리학적 모델링 결과 사이 편차가 커진 셈이다. 10월 한달 간 확진자 규모가 안정적으로 발생해 정부가 일상회복과 방역완화를 결정하는 데 힘이 실린 상황 역시 수학적 예측에 담겼기 때문이다.
양측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앞으로는 확산세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편차가 클 수 있고, 변수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면서 소규모 감염부터 고령층과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많아지며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감염재생산 지수는 본래 몇 명을 감염시켰냐는 의미의 '과거형'이다. 수리학적 방법마다 예상은 다양하다. 이동량, 위중증 환자 규모, 백신 접종률, 위드코로나를 받아들인 국민 심리 등 많은 것을 따져야 해 어려워지고 있다"며 "하지만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분명하다. 우리 방역의료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다 일정시점 이후 확산세가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예방백신 접종률이 오른다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급격한 확진자 증가 폭에 대해 "사회적 접촉이 늘고 있어 확진자 증가는 피할 수 없다. 억눌렸던 사회적 접촉과 국민의 방역 준수 그리고 접종률이 언제 균형을 이룰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도 "거리두기 완화 이후 이동량 지표가 높다. 사회활동이 확진자 급증에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상회복 기대감과 함께 이동량은 크게 늘었다. 지난달 25~31일 휴대전화 이동량은 2억4897만건으로 직전 주(18~24일) 이동량 2억4364만건보다 2.2% 늘었고 2주 전보다 6% 증가했다.
방역당국이 언급한 '균형점'은 "확진자 수가 최고를 기록한 이래, 많이 증가하지 않는 시점"으로 설명된다. 정통령 팀장은 "지난 유행을 보면 확진자 수가 최고로 많다가 감소해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 다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는 시점이 온다"고 했다.
손 반장은 "현재까지는 의료체계의 여력이 안정적인데, 앞으로 (확진자) 추이가 (의료체계의 여력에)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고령층과 미접종 확진자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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