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지병을 앓던 부친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40대 남성 A씨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형이 줄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김규동·이희준)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가족들뿐 아니라 지인들까지 나서서 부친을 지극 정성으로 간병했던 A씨의 선처를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원심의 양형은 책임에 비해 무겁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의 집에서 지난 1월 지병을 앓던 부친을 씻기기 위해 의자에 앉혔으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머리와 가슴, 복부 등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스트레스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부친은 A씨의 범행으로 대뇌의 지주막하출혈, 목뼈 골절, 갈비뼈 골절 등 전신 곳곳에 상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에 선 A씨는 자신이 유형력을 행사한 점은 인정했지만 정신을 잃은 부친의 의식을 회복시키기 위한 응급조치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구급대원이나 경찰이 출동해 부친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았는데 친구들에게 전화해 부고부터 알리는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했다"며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부친이 갑자기 의식을 잃자 처음에는 의식을 회복시키겠다는 생각에 유형력을 행사했지만 심적 고통과 원망이 겹치면서 유형력이 가해진 부위와 정도가 상당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2019년 11월 모친이 사망한 이후 부친을 요양병원으로 옮기자는 형제의 제안도 거절하고 부친 간호에 전념했던 점 등을 참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