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20대 대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뉴스1 DB) 2021.11.5/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역대급 네거티브 대선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을 이끌어갈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모두 검찰 수사를 받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여야는 벌써부터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제3지대 후보들 역시 유력 주자의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책선거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국민의힘의 윤석열, 정의당의 심상정,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 등 원내 의석을 가진 4개 정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됐다.


여기에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창당 작업에 따라 이번 대선은 최대 5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 면면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예상한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 제1야당의 윤석열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각각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후보의 욕설파문, 윤 후보의 아내·장모 관련 의혹 등 유력 주자의 개인 및 가족 리스크도 존재한다.

각 진영의 신경전도 시작됐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대 후보 검증을 내세워 연일 공세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조사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윤 후보를 직권남용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 선출 직후 논평을 통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야 마땅하지만, 검찰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장본인에게 그러긴 어렵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고 수석대변인은 Δ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 대출 수사 무마 의혹 Δ윤우진(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방해 의혹 Δ월성 원전 수사 사주 의혹 Δ고발 사주 의혹 등을 거론하며 "모든 의혹을 깨끗하게 밝힐 때 국민 앞에 후보로 설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 후보도 앞서 "(고발 사주 의혹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노골적인 정치개입이고 명백한 검찰 쿠데타 시도"라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씨와 장모를 향한 공세도 시작됐다. 조정식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총괄본부장은 "부인과 장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기업 협찬, 박사학위 논문 부정의혹, 요양병원 불법 개설 등 다수 비리 의혹이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확정된 만큼, 경선과정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인 김씨의 공개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김씨와 장모 관련 의혹을 재조명하며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장동 게이트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우선 지난 국정감사를 '대장동 국감' 규정하고 이 후보를 증인으로 부르는 등 공세를 펼쳤다.

최근에는 당내에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장동 문제를 추궁한데 이어, 백현동 의혹에 대한 검증을 시작하며 공세 범위를 넓힌 모습이다.

윤 후보는 역시 지난 경선 과정에서 연일 대장동 게이트 문제를 거론하며 이 후보 비판에 앞장섰다. 이제 대선후보로 선거전에 돌입하는 만큼 윤 후보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제3지대로 분류되는 후보들 역시 이재명·윤석열 후보 비판에 나서고 있다. 두 사람의 비호감도가 높아지는 등 도덕성 논란이 확산함에 따라, 이 문제를 집중 공략해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동시에 존재감 키우기를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후보는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의 해명을 백번 인정하더라도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며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총괄 지휘책임자가, 검찰개혁 책임자가 바로 윤석열 (전) 총장이었다"며 "직접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방조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연계가 확인되면 바로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5일 경기 성남시를 방문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즉시 인수위원회에서 '이재명 방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지만, 윤 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두고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측은 윤 후보의 대선수락 연설이 자신들의 선거 슬로건을 표절했다고 비판하면서 "윤 후보 부인 논문표절 논란이 아직 식지도 않았다"며 윤 후보 아내 김씨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선거 초반부터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책 실종'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미 여당과 제1야당이 도덕성 검증으로 공방을 시작했다. 유권자 입장에서도 정책보다는 두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인사는 "유력 주자가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상황에서 다른 이슈가 주목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나오는대로 또 다른 공방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정책'이 있을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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