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AFP= News1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기후 과학에 대한 4년간의 적극적인 적대감"과 현재의 미 공화당을 규정하는 '기후변화 부정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8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 언급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준비된 연설문 사본을 입수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저는 우리가 부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과 전 세계의 민족주의 및 종족의 부상, 지난 4년간 많은 다자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지도력 부족으로 인해 국제협력이 위축된 순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특히 "물론 미국으로 돌아가서, 제 후임자가 취임 첫 해에 일방적으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의 진전 중 일부가 멈춰섰다"면서 "저는 그것에 대해 정말로 행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 잃어버린 세월들이 국제적 협력을 달성할 수 있는 힘이나 기후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대한 믿음을 잃는 이유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파리협정에 따른 우리의 당초 약속을 지켰다. 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이 협정에 머물렀다. 그리고 이제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협정에 다시 복귀하면서 미국 정부는 다시 한 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은 정치를 초월한 이슈여야 한다면서 자신이 싸우고자 하는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리(협정)이 대표하는 진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가는 6년 전에 설정했던 실행 계획을 달성하는데 실패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인류가 행동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낙담을 느낄 때마다 저는 냉소주의는 겁쟁이들의 몫이라는 것을 상기한다. 우리는 절망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COP26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특히 실망스럽다"며 "그들의 국가 계획은 두 국가 모두가 위급함의 위험한 부재와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젊은 세대들을 향해 "당신의 삶이 달려 있는 것처럼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를 포기하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도 기후 변화를 위해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접근 방식에 대해선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위는 필요하다. 해시태그 캠페인은 관심을 확산시킬 수 있다. 그러나 대담한 행동에 필요한 광범위한 기반의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선 현재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거나 단순히 무관심한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사람들을 바꾸려면 단지 소리를 지르거나 트윗을 하거나 시위를 통해 교통을 차단해 불편을 끼쳐선 안 된다"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반대와 꺼림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중대한 조치가 그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그들과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COP26에서 열린 섬나라 행사에 참석해 기후 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섬 소년이고 하와이에서 자란 경험이 나를 만들었다"고 말문을 연 뒤 "섬은 석탄 광산의 카나리아같이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이란 메시지를 준다"며 섬나라들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2015년 파리협정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유하고 큰 국가에 사는 우리가 기후 위기에 더 취약하면서도 책임은 덜하고 능력도 부족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면서 "뭉쳐서 앞으로 나가자"는 의미의 하와이 속담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BBC와 블룸버그는 이날 COP26 행사장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타나자 장관, 대표단,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구분 없이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찍으며 반겼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